SK텔레콤과의 합병이 무산된 CJ헬로비전의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CJ헬로비전은 전날보다 13.33% 하락한 1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 CJ헬로비전의 주가는 SK텔레콤과의 합병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심사보고서에서 경쟁제한을 이유로 주식 취득 및 합병금지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이 업계발로 나오면서 주가는 10%대 급락하기 시작했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M&A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합병이 결정되면 인수합병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합병 시너지로 수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3200억~460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M&A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심리는 크게 동요했다. 특히 CJ헬로비전의 주가에는 M&A 실패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반영됐다. SK텔레콤도 사흘 만에 약세로 돌아서 1.14% 내렸다.
증권가는 CJ헬로비전이 당분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M&A에 대한 정부 인가가 지연되면서 가입자 유지·확대를 위한 CJ헬로비전의 영업활동과 신규사업 투자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홈쇼핑 송출 수수료 및 지상파 가입자당 재송신료(CPS) 협상도 미뤄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합병이 무산되면서 적잖은 혼란을 빚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주가가 바닥까지 내려간 만큼 오는 20일로 예정된 공정위 전원회의 때까지는 관망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이미 많은 위험부담을 선반영한 수준이며, 1만1000원대 이하 주가는 합병 발표 전 수준이기도 했다”며 “매출액이 약 절반 수준인 스카이라이프의 시가총액이 8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CJ헬로비전의 주가가 더 하락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