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여파로 현지 자산운용사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가 29억 파운드 규모의 부동산 펀드 거래를 중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EU 탈퇴, 이른 바 ‘브렉시트’가 결정된 데 따른 혼란으로 현지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징후로 풀이된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본사를 둔 스탠더드 라이프에 따르면 고급 상업용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 거래는 4일 정오를 기점으로 종료됐다. 이 회사는 펀드의 기초자산 가치를 지난 주 5% 조정했다.
스탠더드 라이프는 이날 성명에서 “영국 상업용 부동산의 장래가 불투명해진 결과, 투자금 상환 요청이 증가해 이번 결정이 이루어졌다. 펀드의 모든 투자자의 이익을 지키고, 불명예스러운 투자 수익률을 피하기 위해 거래 정지가 요청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펀드의 수익률은 약 3.86%로 계속 안정적이었고, 5월 말 시점의 현금 포지션 비율은 13%를 웃돌았다.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레이스 칼라프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이것이 발단이 돼 유사한 대응을 하는 부동산 펀드가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더 늘어날 위험이 있다. 스탠더드 라이프가 자금 유출에 직면하면 다른 운용사도 비슷한 처지에 빠져 유사한 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런던의 오피스 가격이 영국의 EU 탈퇴 3년 안에 최대 20%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 펀드에서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잇따르고 있다. 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개인 투자자는 5월에 부동산 펀드에서 3억6000만 파운드의 자금을 빼냈다.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결정된 후에는 스탠더드 라이프 외에도 애버딘자산운용과 M&G투자 등 여러 자산운용사가 일부 펀드의 기초 자산 부동산 가치를 조정했다. 애버딘의 대변인은 영국 부동산 펀드의 현금 포지션 비율은 약 20%이며, 상환 속도는 둔화하고 있어 펀드 거래를 중단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