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 씨는 "남 전 사장한테 특혜받는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초과 수입분을 비자금으로 관리한 게 맞냐"는 질문에는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씨는 남 전 사장과의 친분 관계도 부인했다. 그는 "(남 전 사장과) 아무 관계 아니다. 회사 동료였다"고 말했다. "친구 사이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거듭 "아니다. 나이 차이가 많다. 상갓집에서 본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남상태 연임 로비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줬냐"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는 말을 남긴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이 씨를 상대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 오만 법인은 2010년 9월 오만 선상호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승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수의계약으로 이 씨가 대표를 맡은 디에스온(DSON)에 발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투자를 승인하기 위한 절차인 이사회 의결 전에 이미 프로젝트 대상 선박을 모나리자호로 확정하고, 구매계약까지 체결한 상태였다. 또 도급계약상 실내스크린 골프장 공사비 29만9000달러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로 시공이 되지 않는 등 대금 지급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의혹들이 불거졌다.
이 씨는 2007년 대우조선해양의 당산동 복합건물 매입 과정에서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남 전 사장은 당시 건물을 200억 원 이하 규모로 분할매수해 이사회 결의를 피했다. 이 씨가 대표로 있던 ㈜이창하홈을 시행사로 선정했는데, 토지매입자금과 공사비를 지원해 건물을 짓게한 뒤 빌딩 전체를 분할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대우조선건설 관리본부장으로 있던 2009년 대우조선해양 사옥 리모델링 공사 일부를 특정 업체에 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았다가 배임 수재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