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원영이 사건 피해자, 전신에 락스 탓 화학적 화상"…화장실 바닥서 3개월 지내

입력 2016-07-13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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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수원지검 평택지청)

이른바 원영이 사건의 피해자 신원영 군은 한겨울 한 평 남짓한 화장실에서 달랑 매트 한 장만 깔고 3개월을 견뎠던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국과수 감정 결과 락스로 인한 화학적 전신 화상도 발견됐다.

12일 관련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법 평택지원서 열린 '원영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 피고인인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의 양형에 관한 의견을 내면서 원영이가 갇혀 있던 화장실 사진을 공개했다.

고(故) 신원영 군은 계모로부터 락스와 찬물을 들이붓는 학대를 당한 끝에 숨졌고, 이후 암매장 당했다. 검찰은 신 군이 숨지기 전 석 달 생활을 재판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자세히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화장실은 넓이가 한 평도 채 되지 않는 좁은 공간이었다. 원영이에게 주어진 것이라고는 달랑 바닥에 까는 매트 한 장이 전부였다. 계모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숨진 지난 2월 초까지 3개월에 걸쳐 트레이닝복 상의에 속옷만을 입힌 원영이를 화장실에 감금해 두고 모진 학대를 가했다.

김씨는 원영이에게 하루 두 끼만을 제공하면서 기분이 나쁠 때면 화장실 청소 솔로 마구 폭행했던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학대가 극에 달한 올 1월 중순부터 원영이의 식사는 절반인 하루 한 끼로 줄어든다. 원영이가 숨져가던 날 평택의 온도는 영하 8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에 따르면 원영이는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려 기아에 가까웠다. 숨지기 전 원영이의 키는 112.5cm, 몸무게는 15.3kg으로 각각 하위 10%, 4%에 해당한다.

검찰은 "원영이의 사인은 만성 영양실조는 물론 이마 열창, 쇄골과 갈비뼈 등 골절, 전신에 락스로 인한 화학적 화상, 탈수 상태에서의 저체온증 등 복합적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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