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코웨이·우리은행 등 매물은 ‘풍성’ 거래는 ‘기근’
이는 경제 불황 여파로 잠재 인수자인 대기업군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몸을 사리는 데다, 매도자와 매수자 양측이 원하는 매물의 가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매각을 앞둔 주요 매물은 산업은행 주도로 진행되는 금호타이어, 현대시멘트, KDB생명을 비롯해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코웨이와 ING생명, 베어링PE와 NH-PE가 보유한 동양매직, KTB PE와 큐캐피탈이 지분을 가진 동부익스프레스 등이 꼽힌다. 한국맥도날드, 할리스커피, 우리은행, 하이투자증권 등도 하반기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딜(거래)들이 넘쳐나지만 새 주인을 찾는 데 성공하는 기업은 사실상 몇 군데를 제외하곤 힘들 것이라는 것이 IB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고착화된 불경기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등 대내외적 악재 등이 맞물린 점도 M&A시장의 침체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유상수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경기가 불확실해지면서 기업들이 관망만 하고 있어 M&A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산업별로 경쟁자가 정해져 있었는데, 최근 산업 자체가 통합되다 보니 돈벌기가 쉽지 않고,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사모펀드(PEF)들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경우 더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은 과거 기업을 인수할 당시 펀드 출자자(LP)들에게 약속한 수익을 보전해야 한다. 때문에 당시 매입 가격보다 비싸게 값을 부르고, 인수 후보자 간 신경전이 빈번하다. 결국 딜이 무산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기업 등 규모 있는 일부 SI들은 PE들이 대주주로 있는 딜은 아예 인수 검토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한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