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주말 사이 4명에서 14명으로 급증했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특히 지카바이러스 전염 국가 방문이나 방문자와의 접촉과는 무관하게 플로리다 자생 모기에 물려 감염된 사례라는 점에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보도에 따르면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자생 모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지카 감염 사례가 10건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마이애미 북부지역에서 확인된 남성 3명, 여성 1명 등 총 4명 감염자를 합치면 플로리다 주에서 자생하는 모기에 물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14건으로 늘어나게 됐다.
새로 감염 사례가 보고된 곳 역시 기존 감염자가 거주하는 마이애미 시 북쪽 2.6㎢ 면적의 문화 예술 구역과 식당이 밀집된 윈우드 지역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 주 보건당국은 현재 해당 지역에서만 모기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 보건국은 지난 29일 자생 모기를 통한 첫 감염 사례 발표 직후 해당 지역의 주택을 일일이 방문해 200명을 대상으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사를 시행, 추가 감염자를 발견했다. 모기를 통한 지카 감염자 14명 중 여성은 2명이고 나머지 10명은 남성이다. 여성의 임신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스콧 주지사는 백악관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카 긴급 대응팀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CDC는 긴급 대응팀을 꾸려 지카 확산 방지에 나섰다. 이미 2명의 CDC 소속 직원들이 플로리다에서 대응에 나섰으며 추가로 6명의 인력이 배정될 예정이다.
CDC는 이날 임신부에게 플로리다 주 지카 전염 지역의 방문을 피하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또 6월 15일 이후 해당 지역에 있거나 이미 다녀온 임신부는 반드시 의사에게 지카 감염 여부를 확인하라고 당부했으며 이 지역을 방문한 가임기 여성이라면 최소 8주간 임신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해당 지역민과 해당 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소매 옷을 입고 모기 방충제를 사용하라고 덧붙였다.
그간 미국에서 보고된 지카 감염 사례는 1650건으로 감염자 모두 지카 창궐 지역인 중남미 국가를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이었다. 이번 플로리다 발표는 자생 모기에 의한 감염이라는 점에서 미국 내 지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생아의 소두증과 심각한 뇌 질환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에 물린 사람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