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잇단 막말 파문으로 공화당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이번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창시자라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포드 로더데일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IS의 창시자다. 그가 IS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다들 알다시피 많은 측면에서 IS는 오바마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선거유세에서 이같은 주장은 3번 넘게 반복했다. 트럼프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는 “부정직한 인물”이라면서 “사실상 IS 공동 창시자”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간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1기 집권 시절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 후보의 중동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트럼프를 비롯해 오바마 정책을 비판하는 세력들은 미군의 이라크 철수로 이 지역의 권력이 공백이 생기면서 IS가 세력을 키우게 됐으며 결국 극단주의자들이 활동하도록 이 지역의 불안정을 조장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이 IS와 같은 테러집단이 생성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한 적은 있지만, 이들을 IS 창시자라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유세 후반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중간이름이 ‘후세인’이라고 거론하며 무슬림 연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일 수 있으며 그가 미국이 아닌 아버지 고향인 케냐에서 태어났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는 기독교이며 출생지는 미국 하와이다.
한편 최근 무슬림 비하, 클린턴 생명위협 교사 등 논란이 끊이질 않자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공화당원들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신 클린턴 공개 지지에 나서고 있다. 클린턴 캠프는 공화당 소속 전직 각료 3명, 전·현직 상하원 의원 6명, 전직 대사 6명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유력 공화당 인사 5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