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지카바이러스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된다고 전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하반기 국내ㆍ외 주요 감염병 발생 전망 등을 발표했다.
먼저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올해 국내 의심환자 504명이고 이 중 10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모기 감시 결과 음성이고 하반기 접어들수록 모기 활동이 줄어 국내 전파가능성은 낮지만, 동남아ㆍ중남미 등 두 지역으로부터 유입 가능성은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모기를 매개로 이뤄지고, 성 접촉을 통한 감염사례도 11개국에서 보고됐다. 그 외 수혈, 수직 감염 등으로 인한 감염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20일 현재 1985명이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검사를 의뢰했고, 이 중 의심환자 기준에 부합하는 사례는 504명이었다.
의심환자 여행 지역은 필리핀(172명), 태국(111명), 베트남(110명) 등 아시아 지역이 약 85.7%(432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브라질(32명), 멕시코(25명) 등 중남미 지역은 약 13.5%(68명)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자 10명의 경우 브라질(1명) 필리핀(3명), 베트남(2명), 태국ㆍ도미니카공화국ㆍ과테말라ㆍ푸에르토리고(각 1명씩) 방문 시 현지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됐다.
주요 증상은 대부분 발진을 동반한 관절통 등으로 조사됐다.
증상 발현일로부터 6개월 후의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최근 연구결과 관련해 보겅당국은 "과학적인 근거가 밝혀지고 있어 WHO, 미국 및 유럽 보건당국 권고사항 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내부 검토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확진환자의 경우 회복 후 6개월 간 성관계를 피하거나 콘돔 사용, 여행 후 2개월간(배우자 임신 상태인 경우 임신 기간 동안) 성관계를 피하거나 콘돔 사용토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리우올림픽 감염병관리 대책본부 운영 결과 현재까지 브라질로 출국한 하계올림픽 선수단 등 우리 국민 968명에게서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 의심증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미 귀국한 484명도 현재까지 지카바이러스 의심증상은 없다.
메르스와 관련해서 보건당국은 하반기에도 중동지역 내 메르스 발생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차 감염자로부터 시작되는 병원 내 2차 감염에 의한 유행 발생 시 우리나라 유입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올해 총 174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59명이 사망(치명률 33.9%)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 의심환자 135명에 대한 분석 결과 내국인은 114명(84.5%), 외국인은 총 21명(15.5%)이었다.
외국인의 국적별로는 아랍에미리트 11명, 사우디 3명, 미국 2명, 오만 1명, 요르단 1명, 이란1명, 레바논 1명, 독일 1명 등이다.
의심환자의 여행국은 아랍에미리트가 80명(59.3%)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다음인 33명(24.5%)로 나타났다.
의심환자의 호흡기 검체에서 병원체가 검출된 경우(51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37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내 유행시기인 1~2월에 집중 검출됐다.
보건당국은 이 밖에도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뎅기열, 중국에서 생가금류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H7N9형) 인체감염증 등의 유입 가능성에 대한 주의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뎅기열은 현재까지 신고된 환자 수가 300명을 넘어 지난해 전체 환자 수(259명)을 초과했으며, 우리 국민이 자주 방문하는 동남아 지역 등 유행이 지속돼 국내 유입 증가세는 연중 지속될 전망이다.
조류인플루엔자(H7N9형) 인체감염은 최근 소강상태이나, 10월부터 계절적인 유행이 예상됨에 따라 여행객을 통한 국내 유입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감염병 발생 예방을 위한 홍보와 국가예방접종 사업 등 주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 시ㆍ군ㆍ구 보건소를 통해 쯔쯔가무시증 감염 위험 국민 대상 일제 교육을 실시하고, 경로당과 마을회관 방문 교육 실시 등 진드기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만 65세 이상(1951년 이전 출생) 어르신 대상 인플루엔자 무료예방접종 사업은 지난해보다 3000여 곳이 늘어난, 전국 1만7200여개 민간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10월부터 접종을 실시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방역체계 개편 과제의 일환으로 감염병 R&D의 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백신과 치료제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핵심적 국가 전략자산 등을 비롯해 만성질환에 대한 연구도 강화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