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국내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서울과 경북, 부산 등 초중고교에서는 학교 급식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집단식중독 발생 등 전국적인 감염병이 잇따르고 있다. 이례적인 폭염 탓이다.
24일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 발생과 학교 급식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모두 무더위에 번식력이 높아지는 세균성 감염병이다. 국내에서 2001년 이후 보고되지 않았던 콜레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된다. 최근 잇따른 학교 집단 식중독 모두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실한 위생 관리 탓에 불거지는 콜레라는 대표적인 후진국 감염병 가운데 하나다. 개학과 함께 쏟아지는 학교 집단 식중독의 공통적인 원인 역시 올해 유난히 심한 폭염에 따른 부실한 위생 관리가 문제다.
전날 국내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발생한 콜레라 환자 A(59)씨의 경우 최근 경상남도 남해안 지역을 여행하던 중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여행 중 여러 식당에서 회와 조개 등 어패류를 섭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이후 발생하지 않던 콜레라 환자가 나온 것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이 원인으로 뽑힌다. 폭염이 음식 속 콜레라균의 번식을 활발하게 만든다. 바닷물의 온도 상승도 콜레라 균의 번식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기석 식품의약품안전처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콜레라는 몇천 마리, 몇억 마리의 세균이 입안으로 들어와야 걸리는데, (더위 때문에) 짧은 시간에 급격히 콜레라균이 번식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조은희 감염병관리과장도 "해수면의 온도 상승이 콜레라균 번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22일 신고된 전국 5개 학교의 집단 식중독 발생 사고 역시 '폭염'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식중독은 대장균 같은 세균이나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에 집단 발병이 있었던 학교는 모두 대장균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바이러스와 달리 대장균 역시 높은 기온이 번식을 확산시킨다.
유무영 식약처 차장은 "모든 사례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됐다"며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36도에서 3시간 지나면 1마리가 식중독 발생 수준까지 증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