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체할라…미분양 경고등 켜졌는데 6만여 가구 공급폭탄

입력 2016-08-3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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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가구가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상황에 다음달 6만 가구가 넘는 신규 아파트가 또 다시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시장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분양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해 빈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물량 적체가 계속돼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달 전국에는 6만 861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시장 호황으로 신규 분양 아파트가 쏟아졌던 지난해 같은 달(5만 2000여 가구)보다 15% 늘어난 수치이자 전달(3만 7936가구. 예정물량 포함)보다는 무려 60% 늘어난 물량이다.

하반기 전체 예정물량(28만 7700여 가구)에서 21%를 차지하는 새 아파트가 내달 한꺼번에 쏟아지게 되는 셈이다.

경기도에서만 2만 3741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고, 세종과 부산에서도 각각 4931가구, 1331가구가 주인을 찾는다. 공급물량이 부족한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단지 위주로 1만 1705가구가 나올 전망이다. 경기와 서울에 이어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곳은 경남으로 약 7150여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분양시장에 이처럼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데는 셋째 주 명절연휴가 끼어있음에도 9월이 가을 분양 성수기의 시작으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올들어 정부의 각종 규제가 계속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어 사업 일정을 연기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가계부채 방안처럼 공급과잉이나 과열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규제책을 꺼내고 있다"라며 "시그널의 방향은 이미 규제인데 언제 어떤 정책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사업에 속도를 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업계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10월 이후로 잡았던 분양 일정을 9월로 앞당길 가능성도 있어 내달 분양물량은 예상보다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미분양 가구는 7월 기준 6만 3127가구다. 수도권(2만1393가구)의 미분양은 전달보다 그나마 줄었지만 경남(75%)과 강원(44%) 등 지방(4만1734가구)로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201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지난 1월(6만 606가구) 이후 6개월 만에 6만 가구를 돌파했다. 이 중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도 전월(1만785가구)대비 7%(742가구) 증가하며 1만1527가구를 기록했다.

미분양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저금리·유동자금 증가 등으로 청약시장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4월 이후 분양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7월에 그나마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8, 9월 미분양 가구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 8, 9월의 분양물량이 총 10만 가구에 달할 전망이어서 빈집 적체가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7월 지방 미분양 가구수를 대폭 늘려놓은 경남(9737가구)에서는 이달에만 7147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시장에는 올해 10월부터 연내까지 3개월 동안 약 14만 가구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8~9월 미분양 가구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국토부는 향후 분양물량 속도에 따라 미분양가구의 증가 추이가 또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초기분양률이 떨어지는 등 지표상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규물량 공급에 지역경제 침체까지 가중돼 미분양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며 "입주물량 역시 함께 늘고 있는 만큼 수요기반이 취약하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은 앞으로 리스크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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