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사전시관, 오늘부터 1년간 특별기획전…남성에 가린 여성 삶 스토리도 공개
빛 바랜 아기수첩과 누렇게 변한 배냇 저고리, 세월이 느껴지는 육아 일기장, 출산 수술 도구, 분만세트, 태교음악 레코드 등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과 관련된 다양한 물품들이 눈에 띈다.‘1974년은 임신 안하는 해…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고 적힌 포스터, 1960년대 가족계획 요원이 여성들을 대상으로 피임 방법 설명하고 있는 사진 등 과거 정부의 가족정책도 소개됐다.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인 지금과 대조적인 글귀와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국립여성사전시관 특별 기획전 모습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산하 국립여성사전시관은 31일 전통사회에서부터 현대까지 출산과 양육의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하는 ‘2016 특별기획전-가족과 함께한 출산과 양육의 역사’를 개막했다.
전시회는 △임신, 온 가족의 일 △출산, 다산에서 소자녀로 △양육, 가정을 넘어 사회로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구성됐으며 고문서·유물과 함께 신문기사, 팸플릿, 레코드 등 각종 생활유물까지 다양한 140여 종의 전시물이 선보였다.
조선시대 순조의 태실 주변을 묘사한 그림인 순조 태봉도(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와 태항아리(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등을 비롯해 1950~60년대의 태교, 육아와 관련된 각종 생활용품, 정부가 실시했던 가족계획 관련 소책자류, 현대의 출산 및 일·가정 양립 정책 관련 책자도 공개됐다.
이번 전시회는 9월 1일부터 1년간 열리며 약 3개월(9~11월)에 걸쳐 ‘뇌과학이 밝혀낸 태교 이야기’(김수용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교수)와 ‘사랑의 임신 출산’(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전시회와 연계된 주제로 전문가 5인의 강연도 열린다.
민무숙 양평원장은 “여성은 딸로서, 어머니로서, 국민으로서 가정과 사회 각 분야에서 남성들과 함께 많은 역할을 해왔지만 그 공헌이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 가려졌다. 이곳은 가려진 여성들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임신과 출산, 육아는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 남성과 함께해야 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에 가족과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