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89척 표류·입출항 거부… 물류대란 확산
80척이 넘는 한진해운의 배가 열흘 가까이 공해상을 표류하면서 관련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수출차질액 규모만 1억 달러(약 1090억 원)를 돌파했다.
9일 해양수산부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현재 항만, 하역비 등을 지불하지 못해 전 세계 26개국 51개 항만에서 억류되거나 입출항이 거부되는 등 비정상 운항을 하고 있는 한진해운 소속 선박은 총 89척으로 집계됐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은 각각 73척, 16척이다. 한진해운 비정상 운항 선박은 이달 3일 53척, 4일 68척, 5일 73척, 6일 85척, 7일 86척에 이어 3척이 더 늘어났다.
이처럼 공해상에 떠돌고 있는 한진해운 선박이 많아지면서 수출대란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까지 ‘수출화물 물류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건수만 220건(219개사)이다. 피해 규모만 접수 일주일 만에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유형별로는 해외 입항거부가 8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해외 선박억류가 74건, 한진해운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하고 있어 장차 피해가 우려되는 사례가 36건으로 집계됐다. 항로별로는 아시아가 116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주(105건), 유럽(97건), 중동(66건)이 뒤를 이었다.
현재 화주 중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식품 분야다. 식품은 통상 유효기간이 3개월인데 중국의 경우 통관과 검사에 3주가 소요돼 실제 유통 기간은 2개월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외항 대기나 억류 기간이 길어지면 고열 등으로 안전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폭죽을 싣고 가다가 억류된 선박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