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이번 추석 연휴 자택에 머물며 남은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추석 연휴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경영 현안을 살핀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후계 구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신한금융을 이끈 한동우 회장은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을 할 수 없다는 신한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한 회장(만 68세)은 연임할 수 없다.
신한금융의 후계구도는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등 현직 최고경영자(CEO)의 ‘2강 체제’에서 최근 변화의 조짐도 일고 있다.
조 행장, 위 사장이 한 회장과 10년 터울이 나는 만큼 중간 연배의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권점주 전 신한생명 대표 등 제3의 인물이 거론된다.
이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회장의 차기 회장 고려 요소인 ‘지배구조 안정’과 ‘신한 사태 그림자 지우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 회장은 지난 3월 품에 안은 현대증권과 KB금융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더욱 세심히 들여다볼 전망이다.
더불어 국민은행장 직을 내려놓는 문제에 대해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2014년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충돌로 벌어진 이른바 ‘KB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국민은행장을 겸직해왔다.
그러나 윤 회장의 은행장 겸직 이후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고, 비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덩치가 커지면서 KB금융 안팎에서 ‘분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 회장의 최대 고민은 낙하산 인사 문제다. 벌써 국민은행장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금융산업노조는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 호위무사’라는 별명을 가진 현 전 수석이 국내 최대 은행장 자리를 권력의 힘으로 꿰차려는 것은 금융산업 전체를 욕보이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규탄성명을 내기도 했다.
하나금융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통합 1년을 되돌아보고 조직 안정과 금융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한다.
농협금융 김 회장은 부실 여신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방안을 재점검한다. NH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조선·해운 업종 부실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1조3000억 원을 쌓았다. 하반기에는 4000억 원을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은 추석 연휴에 휴식을 취하는 대부분의 은행장과 달리 내부 일정을 소화한다. 이 행장은 연휴 기간 비상근무를 하는 우리FIS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