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북한 핵과 역사 바로잡기

입력 2016-09-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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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논평이 의미심장하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핵은 공격용 무기로 사용된 적이 없다. 핵폭탄은 강력한 고슴도치형 방어 무기라는 것이 현실적 인식이다. 북한의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역사적 맥락이다. 핵 공격은 바로 자폭이기 때문이다. 이제 북한이 외부 침입에 대한 방어 체계를 일단 완성했을 뿐이라는 것이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원래 가능성이 없는 북진 무력통일 가능성이 사라졌을 뿐이다. 이제는 상호 군사적 침략이 불가능한 교착 상태가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존망은 외침보다 내부에 달려 있다. 핵을 통하여 북한은 외침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핵으로 인하여 북한은 내부 붕괴가 촉발될 것이라는 게 중국의 메시지다. 이제 전 세계가 동참하는 강력한 경제 제재로 북한은 미증유의 경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단, 전제 조건은 중국의 동참이다. 중국의 논평에는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촉발할 경제 제재를 염두에 둔다는 숨은 그림이 들어 있다고 해석된다. 북한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수록 경제 제재는 강화되어 결국 북한의 내부 붕괴가 촉발될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의 소원인 통일은 이제 눈앞에 다가온 것인가? 그러나 북한 붕괴가 통일이라고 착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중국은 자국의 앞마당에 미국의 세력 배치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두 가지 화두는 외교와 역사다. 외교적으로는 한국의 중립국화를 논의해야 하고 역사적으로는 고대사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우선 외교적 화두는 우리가 친(親)중국화하거나 중립국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의 군사적 방어를 위해서 미국의 군사력을 중요시해 왔다. 그러나 이제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중국의 이해관계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방어에서 통일로의 전환 과정상의 전술적 균형 감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역사적 정당성으로 김정은 정권 붕괴 이후, 친중국 정권의 북한 가능성을 배제해야 한다. 내몽골과 분리된 외몽골과 같이 북한의 중국 내 편입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를 위한 역사적 정당성 확보가 바로 동북공정이고 신중국 지도에 만리장성을 북한 평양까지 억지로 연장한 이유다. 그런데 그 근거는 대한민국의 식민사학자와 공공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이 제공하고 있다.

미래 변화의 동력은 군사력과 역사다. 현재의 군사력에 역사적 정당성이 결합되어야 한다. 문제는 우리 역사가 아직도 광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도자들의 역사 인식 부재와 식민사학이 문제였다. 다행히 지금까지 한국의 추격자 전략에서는 역사의 중요성이 전면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선도자 전략에 돌입하기 위한 미래 예측의 기본은 역사 인식이 요구된다. 국가와 민족은 역사로 비로소 완성된다. 열린 역사로 세계와 소통하자.

한국 역사의 비극은 스승을 따라야 하는 역사학계의 닫힌 학문 풍토에 기인한다. 일제가 만든 식민사관 참여 학자들이 광복 이후 역사 학계를 장악하면서 아직도 우리 역사관은 일제 식민사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식민사관의 핵심은 우리 역사의 축소 왜곡을 통한 민족 자부심 말살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이 45억 원을 투입해 제작한 한반도 북부를 중국에 할애하고 독도를 우리 역사 지도에서 삭제한 지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요서 지방에서 기원한 고조선과 이를 이어온 고구려와 발해의 숱한 역사 기록을 보라. 한반도 한사군 설은 20개가 넘는 전 세계 1차 사료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 만주로 확장된 신라, 고려, 조선의 역사 자료는 왜 무시하는가. 역사 기록들의 존중이 역사의 근본이다.

북핵과 통일은 역사 바로잡기와 직결된 문제다. 국민들의 관심과 지도자의 역사 의식이 북핵과 북한 문제 해결의 전제 조건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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