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패션부문)ㆍLF 이어 패션 ‘빅3’ 성큼… 한섬, 중국 진출 등 패션사업 강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첫 M&A(인수ㆍ합병) 작품인 패션기업 ‘한섬’의 성공을 발판으로 패션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패션업계 불황 속 나 홀로 독주하고 있는 한섬의 중국 진출을 꾀히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 부문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20일 유통ㆍ패션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SK네트웍스와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에 대해 단독 비공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예상 매각가는 약 30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이미 영업양수도 계약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652억 원의 매출을 올린 SK네트웍스의 패션 부문은 매출 기준 국내 5위다. 오브제ㆍ오즈세컨ㆍ세컨플로어 등 자체 브랜드와 캘빈클라인ㆍ타미힐피거ㆍDKNYㆍ클럽모나코 등 수입 브랜드 등 12개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2012년 한섬을 인수한 뒤 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할 경우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제치고 삼성물산(패션부문)ㆍLF에 이어 패션 ‘빅3’에 오른다.
업계는 정 회장이 패션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계약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의지는 한섬 사업 확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섬은 최근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명품관에 한섬 브랜드 전용몰인 ‘더한섬’을 열면서 ‘패션 명가’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1997년 여성 캐주얼 브랜드 ‘SJSJ’를 선보인 이후 20여 년 만에 여성복도 론칭했다. 더불어 중국 항저우지항실업유한공사와 중국 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는 등 패션 한류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주위의 만류에도 뚝심 있게 한섬 인수를 밀어붙인 뒤 정 부회장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고급화ㆍ명품화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한섬’을 대표 K-력셔리 패션기업으로 키워 ‘2018년 매출 1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SK네트웍스 패션 부문까지 품게 되면 정 회장의 원하는 패션 명가로서의 위상이 드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