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여 명의 투자자들을 상대로 1300억 원대 사기를 벌인 송창수(40)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황한식 부장판사)는 22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 대표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송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모(40) 마케팅본부장과 조모(28) 부대표 역시 1심과 같이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송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송 대표 등이) 합법적인 금융기관을 만들고 해외 선물투자한다는 명목으로 1380억 원을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또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뤄지고 범죄 액수가 거대한 점에 비춰볼 때 죄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들이 재산상의 큰 손해를 입었고 상당부분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심에서 받아들여진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은 각하됐다. 재판부는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아서 형사 판결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민사소송으로 진행하는게 좋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선고 직후 "이 사건 때문에 수많은 가정이 파탄났다. 징역 100년도 시원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피해자는 "송 대표가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한다고 했지만 배상을 안하고 있다"며 "압류 들어간 금액 중 10%만 받았지 그 이후에는 한 푼도 못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숨투자자문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3000억 원의 자금을 받아 이 가운데 1380억 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됐다.
한편 송 대표는 이숨투자자문 이후에도 '리치파트너'라는 투자자문 회사를 세워 투자금 800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지난 7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항소심에 계류 중이다. 송 대표는 최유정(46) 변호사 측의 브로커 이동찬 씨에게 관련 사건 청탁을 명목으로 거액의 뒷돈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