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백남기(70)씨가 25일 사망했다.
백남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변이 백남기 농민의 몸으로 흡수돼 제대로 약 투여를 못 하고 있다"며 "의사도 더 이상 손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백씨는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이달부터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대책위는 백씨의 부검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경은 백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 등을 위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백씨가 사망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국회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경찰 물대포를 맞고 9개월째 의식불명인 백씨와 관련한 청문회를 이달 12일 개최했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발생한 폭력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백 씨 사고와 별개로 당시 집회가 공무수행 중이던 전·의경은 물론 주변 상인과 일반 시민에게도 물적ㆍ인적 피해를 끼친 폭력시위로 변질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불법집회 엄단을 주문했다.
청문회의 주요 증인으로는 당시 집회 대응을 지휘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 백씨가 참여한 서울 집회 현장을 총괄한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이 출석했다. 또 백 씨의 딸인 백도라지 씨가 증인으로 나서 부친의 건강 상태 등에 대해 진술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