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글로벌 전량 리콜(제품 회수) 및 한 달여간의 판매 공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7조 원대를 지켰다. 4분기 실적은 갤럭시노트7 안정화 여부에 달려 있다.
지난 1일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판매재개가 예정돼 있지만 추가 발화 사례 및 허위신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고 연말까지 제품 수요를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가 삼성전자 실적 회복의 키라는 분석이다.
◇살아난 반도체, 캐시카우 복귀 = 반도체가 삼성전자 실적 일등공신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초격차 기술과 반도체 업계 호황으로 스마트폰의 부진을 메우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반도체부문은 이번에도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를 톡톡히 채웠다.
반도체부문은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여 만에 영업이익 3조 원대를 회복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졌다. 가격상승세로 전환한 D램과 초격차 기술력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에 힘입은 결과다.
PC용 수요 회복이 더해지면서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가격오름세를 지속 중인 D램은 하반기에도 가격강세가 예상된다. 낸드의 경우 이번 분기 1조 원 이상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에 이어, 4분기에는 이익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무풍에어컨과 패밀리 허브 냉장고, SUHD TV 등 신제품 판매호조로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CE(소비자가전)부문은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4분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예상된다.
◇4분기 영업이익 8조 원 재진입… 갤노트7 신뢰회복 관건 =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7조 원 후반대의 실적으로 선방한 삼성전자 하반기는 갤럭시노트7 재기 여부에 달려 있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 1일 국내 판매재개 이후 첫 3일 동안 4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지만, 아직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업계는 글로벌 리콜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달부터 글로벌 재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4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이 3조 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량 리콜이 3분기 실적에 일시적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나 이후 실적회복이 예상된다”며 “갤럭시노트7 이슈가 브랜드 가치에 훼손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갤럭시노트7 주요 부품을 공급한 삼성SDI와 삼성전기 3분기 실적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갤럭시노트7 품질 이슈로 공급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기존 예상치(400억 원대)의 절반 수준인 2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소형 배터리 최대 공급처인 삼성SDI는 3분기 500억 원 수준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갤럭시노트7에 공급한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이 실시된 만큼, 한동안 삼성전자에 배터리 공급량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도 지난 6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 탈락하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