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손바닥의 검은 점’을 본다면 지나치지 마세요
2006년 5월 한 여성이 길거리에서 괴한에게 끌려갔습니다.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괴한은 “여자친구가 술을 많이 마셨다”고 둘러대며 소리치지 못하도록 칼로 그녀를 위협했습니다. 결국 괴한의 집까지 끌려간 그녀는 가까스로 몰래 도망쳐 나왔습니다. -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피해자
그녀는 얼마나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을까요.
“도와달라”는 의미의 소리 없는 구조요청 사인.
사람을 살리는 손바닥 점을 아시나요?
낯선 사람이 이 ‘점’을 보여준다면
경찰에 신고해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입니다.
폭력을 겪으면서도 말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죠.
이는 ‘블랙 닷 캠페인(Black Dot Campaign)’으로, 2015년 9월 영국에서 시작돼 SNS를 통해 확산됐습니다.
영국에서는 이 캠페인이 시작된 지 4개월 만에 49명의 여성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폭력에서 벗어났죠.
영국에 이어 블랙닷캠페인을 벌인 미국에서는
남편의 폭행에 시달리던 한 임산부가 병원에서 손바닥에 점을 찍고
‘도와주세요(help me)’라는 문구를 적어 의료진에게 보여줬습니다.
이 임산부는 구조요청 신호를 읽은 의료진 덕분에 남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블랙닷캠페인이 SNS를 중심으로 시작됐습니다.
8월 초 한국노인복지중앙회는 폭력에 시달리는 노인들을 위한 #블랙닷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국회에서 블랙닷캠페인 발대식이 열려 본격 추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폭력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 가정폭력 발생 현황
2012년 8762건 2013년 1만6785건 2014년 1만7141건 2015년(8월까지 집계) 2만5653건
-경찰청
· 노인학대 발생 현황
2011년 3441건 2012년 3424건 2013년 3520 2014년 3532 2015년 3818건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 데이트폭력 현황
2011년 7292건 2012년 7584건 2013년 7237건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경찰청
어린이나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소리 없는 외침…
손바닥에 찍힌 작은 점에 응답하는 것은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