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새 제품의 발화가 외부 충격 탓이라는 검사 결과를 내놓은 이원복 한국산업기술시험연구원(KTL) 원장이 13일 “발표가 경솔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난 4일 밤 삼성전자로부터 우리 직원들에게 갤럭시노트7 배터리에 대한 검사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며 “워낙 국민적 관심이 있으니 바로 대응해 검사 몇 시간 만에 리포트를 발행했다. 경솔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KTL은 이달 4일 삼성전자의 의뢰로 불에 탄 갤럭시노트7을 넘겨받아 화재 원인을 정밀 검사한 후 “외부 충격 또는 눌림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관찰됐다”는 내용의 시험 성적서를 5일 삼성전자 측에 회신했다.
앞서 서울 송파구에 사는 소비자 A 씨는 1일 오전 배우자의 갤럭시노트7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다며 인터넷에 제품과 박스의 사진, 관련 영상 등을 게시했다.
삼성전자는 2일 A 씨로부터 제품을 입수해 사설 기관인 한국SGS 기흥시험소에 분석을 의뢰했고, SGS는 “외부 충격 흔적을 발견했고,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볼 수 있는 흔적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SGS의 분석 결과가 나온 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삼성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인 KTL에 분석을 재의뢰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국가기술표준원과 KTL이 지난달 9월 21일 갤럭시노트7의 리콜 승인을 앞두고 현장조사를 하고도 폭발 원인을 제대로 못 밝혔다는 점도 지적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CT-스캔, 엑스레이(X-ray) 등 검사를 통해 발화 사고가 발생한 갤럭시노트7에 들어간 삼성SDI 배터리와 교환제품에 들어갈 중국산 ATL 배터리를 비교ㆍ분석하는 시험이 진행됐다.
우 의원은 “당시 삼성SDI 배터리가 폭발하는지 재현성 실험을 했지만 폭발이 일어나지 않자 국표원은 ‘새 제품에 탑재되는 중국산 ATL 배터리는 안전하다’고 발표했다”며 “발화 원인이 배터리 때문인지, 기계 자체의 결함인지 규명을 못 했다는 뜻인데 배터리가 안전하다고 발표한 건 왜곡”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