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지팡이를 짚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걸을 정도로 상태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가 악화해 젓가락질도 못 하는 등 일상생활이 어렵다던 사면 직전에 비하면 상당히 호전됐다.
이 회장은 건강이 회복되면서 그룹의 주요 현안을 보고받는 등 경영 복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아려졌다. 다만 아직 감염 우려가 있고 퇴원한 상태는 아니어서 외부 접촉은 최소화하고 있다.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이메일과 제한적인 대면 보고 등을 통해 점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조만간 CMT 치료 시설이 잘 갖춰진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의료 시설에서 집중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연내 경영복귀는 어렵겠지만 내년 중에는 경영 일선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가 이뤄지면 총수 공백 기간에 투자가 위축됐던 CJ그룹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그레이트 CJ’ 비전을 2010년 발표했지만 이후 이 회장의 공백으로 M&A 등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CJ는 2012년에 사상 최대인 2조9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이듬해 2조6000억 원으로 줄었다. 또 2014년 투자 규모는 1조9000억 원이었고 작년에는 1조7000억 원으로 더 줄었다.
재계는 사면 후 대규모 투자계획 등을 밝히지 않은 이 회장이 내년 경영 복귀와 함께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그룹의 주요 투자처는 물류와 바이오, 멀티플렉스 등 주력 사업 분야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금액 면에서는 시장 일각에서 5조 원 안팎으로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M&A나 R&D와 같은 부분으로 대규모 투자가 있을 것”이라며 “특정 시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투자 규모는 시장이 예측하는 것보다 더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