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주류업체, 거꾸로 생산설비 증설…하이트진로ㆍ롯데칠성 목표가 하향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가 확산에 따라 국내 대표 주류업체의 실적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와 반대로 주류업계는 오히려 기존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주류산업이 공급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주류 소비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들이 국내 선두 업체들에게는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혼술’로 대표되는 음주 문화의 빠른 변화, 외산 브랜드의 시장 잠식, 반부패법 시행 후 가격 인상 어려움 등으로 인해 당분간 주류산업의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주류업체들은 이른바 ‘회식’형 음주 문화에 유리한 소주, 레귤러 맥주 등으로 구성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의 주류 소비 트렌드는 ‘혼술’로 대표되는 개별 구매가 대세”라고 지적했다. 또 과일소주, 과즙맥주 등 영역이 세분화되고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주류산업의 경쟁 강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주류 소비는 지난 5년간 평균 2%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 투자로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국내 맥주 생산 능력은 2013년에 이미 소비량의 1.3배 수준으로 공급 과잉 상태. 롯데칠성의 맥주 증설이 내년까지 지속되면서 2018년에 이 숫자는 1.8배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한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대표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도 크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하이트진로(2만4000원) 롯데칠성(180만원 하향)의 목표주가를 종전 대비 각각 하향 조정했다. 그는 “소주는 가격 인상 효과 지속되나 3분기 국내 레귤러 맥주 시장은 약 10% y-y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어 기업들 실적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