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외부감사를 맡았던 딜로이트안진에 실무자를 입건해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형 회계법인의 부실 감사에 대해 검찰 수사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25일 안진회계법인 전 이사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A 씨가 대우조선의 수조원대 회계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조사 결과 가담 사실이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안진은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000억 원 중 2013~2014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정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매년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내다가 회계사기 의혹이 불거진 직후 입장을 달리하면서, 향후 있을 징계수위를 낮추기 위해 부실감사를 실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수단은 대우조선해양 회계사기를 규명하기 위해 회계사 3명과 대검 회계분석팀 1명, 금융감독원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회계분석요원을 합류시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례가 없지만 이번 회계법인 수사는 대우조선해양 회계사기 사건의 본질적 내용 중 하나로, 하나씩 제대로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