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최태민 씨 '한국의 라스푸틴' 언급 “드라마틱한 스캔들 박 대통령 집어 삼켜”
주요 외신들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을 잇달아 보도, 해외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30일 각국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지난 29일 열린 대규모 집회도 주목해 보도했다.임기 중 사실상 최대위기를 맞은 박대통령의 레임덕이 자국과의 외교 관계에 미칠 영향 등 셈 법에 분주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경찰 추산 1만2000명이 모여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도 집회 현장 사진과 내용을 상세히 전했고, UPI, dpa통신 등도 집회소식을 타전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샤머니즘적 숭배가 연관된 스캔들 소용돌이가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스캔들이 "수천만 달러의 돈과 국정개입 혐의뿐만 아니라 '샤머니즘 예언자', 승마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고(故)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는 과거 주한 미국대사관의 본국 보고 사실을 거론하며 "비선 실세 루머와 족벌주의, 부정 이득 등이 포함된 드라마틱한 전개의 스캔들이 박 대통령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썼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신령스러운 관계를 짚은 보도를 보고 많은 한국 국민은 대통령이 '돌팔이'(quack)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며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레임덕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번 최순실 사태를 집중 보도하고 나섰다.
NHK는 30일 "검찰이 청와대 고위 간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는 사태가 될 수 있다"며 "29일 밤 서울 도심 집회에는 주최측 발표로 2만명이 참가했다"며 집회 영상을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인사 쇄신 등으로 사태 수습을 시도하지만 지지율이 사상 최저인 14%로 떨어지는 등 비판이 커 혼란이 수습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교도통신도 "청와대도 수사 대상이 되는 이례적 사태로, 박근혜 정권은 중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지지통신은 "박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고 있어 대일관계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며 "개선 기미가 보이던 한일관계가 답보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도 1면과 국제면을 할애해 최순실 게이트 기사를 실었고, 아사히신문은 "전국 각지에서 박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등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야당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철저한 진상규명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박 정권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한일간 위안부 합의 이행,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협력도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양국이 연내 체결을 목표로 하는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