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동연 "어딜가도 박보검? 당연한 걸요"

입력 2016-11-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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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귀여운 남동생 같았던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장군이가 어느덧 잘자란 '훈남' 청년이 됐다. 올해 스무살이 된 곽동연은 "올해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을 만나 다행"이라면서 "'구름'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 뿐 아니라 소중한 인연을 얻었다는 점에서 "고마운 작품"이라고도 했다.

특히 작품 내내 붙어다녔던 박보검과 각별한 우정을 자랑하며 눈길을 끌었다. "형과 얘기하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고 말하는 곽동연이다. 어딜가든 박보검이 함께 이야기되는 상황에 예민해질법도 하지만 "당연한 거 아니겠냐"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출처=KBS2 '구르미그린달빛')

Q:앞서 많은 곳과 '구르미' 종영 인터뷰를 했는데 박보검 얘기 뿐인거 같다.
곽동연:
괜찮다. 당연한거 아니겠나. 미용실을 같은 곳을 다녀서 오늘도 아침부터 만났다. 서로 잘하자고 응원해줬다. '구르미'를 하면서 정말 돈독한 사이가 됐다.

Q: 전에 종방연에서도 같이 왔는데 일부러 먼저 입장하고 박보검이 더 늦게 올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았나.
곽동연:
그곳에 모인 대부분의 취재진과 팬들이 형을 보기 위해서 온 거 아니냐. 그 역시 당연한 거라 생각했다. 질투나 이런 것도 없다. 형은 자기 몫 이상을 했다고 생각하고, 연기나 행실 모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Q: 작품은 어떤가. 원작에선 라온을 좋아하는 설정이 있었는데, 주요 캐릭터 중 유일하게 로맨스가 없었다.
곽동연:
저는 형과 브로맨스를 했기에, 로맨스는 다른 작품에서 하면 된다.(웃음) 원작에선 그랬다던데, 그 부분이 빠진게 저는 잘 된거라 생각한다. 병연이까지 라온을 좋아했다면 드라마에선 진흙탕이 되지 않았을까. 로맨스가 없어서 병연과 영의 관계도 더 애틋해질 수 있었던 거 같았다.

▲(출처=KBS2 '구르미그린달빛')

Q:그래도 초반엔 라온을 바라보는 병연의 미묘한 눈빛이 로맨스를 기대케 했다.
곽동연:
의도한 부분이었다. 원작 팬들도 헷갈리도록 애매모호하게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받았다. 어차피 뒷부분에선 명확하게 정리되니까. 원래는 병연이 우정을 넘어 영에게 감정을 품는다는 설정이었다.(웃음) 그게 지금 시청자가 받아들이기에 힘들수도 있겠다는 판단도 있고, 정리할 관계가 더 많았다. 그래서 군신과 친구의 관계만 보여주는 것으로 정리됐다.

Q:원작을 보지 않은 건가.
곽동연:
많이 다르다고 해서 일부러 보지 않았다. 봐도 헷갈릴 거 같고. '구르미'에서 제가 가장 나중에 합류했다. 준비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 역할에만 집중했다.

Q: 다른 배우가 캐스팅됐다가 하차한 후에 급하게 들어가야 했던 상황이었다. 준비할 시간도 충분치 않았는데, 그럼에도 '구르미'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곽동연:
좋은 역할이었고, 좋은 PD님들과 재밌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 뿐이었다. 고민도 없었다. 또 당시 영화 '바람의 검실', '역린' 이런 작품을 보면서 검객에 대한 로망이 있던 시기였다.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출처=KBS2 '구르미그린달빛')

Q: 김성윤, 백상훈 PD와는 4부작 '사춘기 매들리'를 같이 했다. 또 백 PD의 단막극 '중학생 A양'에도 출연하지 않았나.
곽동연:
인연이 깊은 거 같다. 원래 백상훈, 김성윤 PD님이 지난해 했던 '학교2015-후아유'도 같이 하려 했는데, 편성이 당겨지면서 출연하지 못했다. 제가 그때 MBC '화정'이라는 작품을 하기로 해서. 그렇게 저를 믿어주시는게 마냥 기쁘기보단 긴장되는 부분이 있다. '예전만큼 못하면 어쩌지' 이런 부담감이 있다. '전엔 이랬으니까, 이번엔 이렇게 하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들도 경계하게 되고. 그래도 두 연출자분께서 저를 잘 자극해주신 것 같다.

Q: 그래서 '구르미'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건가.
곽동연:
'구르미'를 하기 전까진 계획을 세운 편이었다. 빨리 어린 이미지를 벗고 싶었고, 이런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이 있었다. 그런데 '구르미'를 하면서 흘러가는 대로 순간순간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게 바람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계획들은 막연하고, 실현 가능성도 낮고, 헛된 희망만 만드는 거니까. 또 보검이 형이랑 얘기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도 했다.

Q:박보검과는 '구르미'로 처음 만난거 아닌가.
곽동연:
맞다. 그래서 처음에 영과 병연의 남다른 관계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한 번도 따로 본 적도 없었고, 우리가 처음 만나는 날부터 함께 촬영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보검이 형 역시 그부분을 걱정한 거 같더라.

Q:그런데 이제 '보동보동'이란 그룹으로 활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정도로 가까워진건가.
곽동연:
보동보동은 아직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없다.(웃음) 형과는 음악적인 부분,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이 모두 나랑 잘 맞았다. 저나 형 모두 음악을 가려듣지 않고, 연기는 최대한 진심으로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곽동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진영까지 세 사람이 모두 친한 것 같더라. 함께 제주도도 간다고.
곽동연:
삼총사같은 느낌이다. 진영이 형과는 촬영장에서 만날 시간이 없지만, 저희들끼리 그냥 만나서 별 얘기 안해도 그냥 좋은거 같다. 그래서 제주도라도 같이 짧게 다녀오자고 한건데, 저는 시간이 되는데 형들이 워낙 바빠서 언제가 될 지 모르겠다.(웃음)

Q: 올해 스무살인데 많은 작품을 하고, '구르미'로 화려한 성인식을 치룬 느낌이다.
곽동연:
해야지 하는 것들을 많이 실현한 거 같다. 1, 2회 정도 특별 출연이었지만 많은 작품들도 해보고. 굉장히 알차게 보낸 거 같다. 술을 정말 먹어보고 싶었는데, 많이 먹은거 같다.(웃음) 고등학생 때도 먹으려마음 먹으면 먹을 수 있었는데, 도덕성과 사회적인 윤리 때문에 참았다. 그래서 스무살이 되자마자 아버지, 주변 형들과 먹는데 정말 좋았다. '구르미'를 통해 일도 한단계 더 나아가게 된 거 같다. 그러면서 걱정도 됐다. 제약이 없는 만큼 행동에 책임도 져야하니까.

Q:스무살이니 미팅이나 소개팅도 해볼 법 한데.
곽동연:
걱정도 되고, 그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몇 년 전까지 혼자서 주문 전화도 못할 정도로 수줍음을 많이 탔다. 처음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게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다.

Q: 주택청약저축에도 가입했다고.
곽동연:
요즘 혼자 살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너무 비싸더라. 왜 사람들이 집값에 대해 그렇게 많이 얘기하는지 알 것 같았다. 너무 비싼 금액이라 이것저것 알아보다보니 청약저축 가입도 하게됐다.

▲곽동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배우가 아니라 인간 곽동연으로서 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
곽동연:
사진전을 하고 싶다. 이런저런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다보니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진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게 좋아 보였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더하고 싶다. (이날도 곽동연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후원하는 팔찌를 차고 왔다.) 이런 팔찌뿐 아니라 봉사라든지 그런 것들을 하면서 돕고 싶다.

Q: 인터뷰를 마치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곽동연:
'구르미'를 사랑해준 분들, 그리고 함께해준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구르미'는 정말 열정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좋은 작품이 나온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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