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려 세 딸에게 급여를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재판에 딸 장선윤(45) 롯데호텔 상무가 증인으로 나와 "실제로 경영에 참여했다"고 증언했다. 신 이사장 소유로 알려진 B사의 급여를 공짜로 받지 않았다는 것으로,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이사장에 대한 4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장 씨는 “B사는 브랜드 영업 회사라 어떤 브랜드를 접촉해 도입하고 관리,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했고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딸 세 명을 B사 등기임원으로 올리거나 직원인 것처럼 꾸며 총 35억6000만원 상당의 회삿돈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장 씨는 또 가족회사인 B사에서 가족들이 이사나 감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경영인들의 비위를 방지하고 이들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장 씨는 실제로 2001년 당시 대표였던 김모 씨가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감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후 그를 해임하고 현 대표인 이모 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장 씨는 신 이사장이 네이처리퍼블릭 입점 로비 대가를 챙겼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그는 신 이사장과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연결한 브로커 한모(59) 씨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한 씨를) 사기꾼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또 “한 씨가 제 가족 측에 6~7차례 사업 제안을 했지만 황당한 제안이었고 구체적이거나 수익성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씨로부터 매장 입점 관련해서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장 씨는 2013년 가을 한 씨로부터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아 사례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너무 뜬금없고 난데없는 일이라 한 귀로 듣고 흘렸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네이처리퍼블릭 등 3개 업체로부터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입점 대가로 총 35억3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이달 24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