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국제시장·연평해전은 되고 광해·변호인은 안 된다?
“영화 때문에 정권에 밉보였다”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놓고 나도는 의혹입니다.'좌파성향 영화' 때문에 청와대의 ‘미운털’이 박혔다는 겁니다.
영화에 가해진 ‘검은 권력’, 진실일까요?이 부회장의 퇴진 이후 CJ의 투자나 배급 영화 ‘취향’이 바뀐 것도 정부를 의식한 것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죠.
영화에 얽힌 정부의 압박은 최근까지 각종 설이 무성한데요. 이를 살펴봤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9)’ 와 ‘변호인(2013.12)’은 CJ가 관여한 대표적인 ‘좌파영화’로 분류됩니다.‘광해’는 서민출신이 왕 노릇을 하며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죠. 인간적인 왕, 서민적인 왕이 그려졌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영화를 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은 아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았는데요. 노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맡았던 1981년 부림사건을 소재로 했습니다. 그의 투혼이 그려지며 인간적인 매력을 더했죠. 영화가 인기를 얻으며 업적을 다시 기리고 추억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그런데 이 두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이후 ‘압력’이 있었던 걸까요.
위 배급사들의 영화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CJ는 '명량(2014.7)', '국제시장(2014.12)', ‘인천상륙작전(2016.7)’등 애국주의나 민족주의를 강조하거나 경제화나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등 보수주의 색채가 강해졌죠.
'변호인' 배급을 맡았던 투자배급사 NEW는 이후 연평해전 당시 천안함 용사들을 기리는 '연평해전(2015.6)'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변호인'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배우 송강호는 CJ, 롯데, NEW 등 '빅3' 투자배급사 영화에 단 한 편도 출연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민감한 내용을 다룬 독립영화들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용산 참사 사건을 다룬 영화 '소수의견(2015.6)'은 중간에 배급사가 바뀌고 개봉이 2년 여간 지연되는 등 시련 후 결국 상영관 축소 개봉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에 비해 많은 이들이 관람할 수 없어 안타까움을 남겼습니다.
올해 초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귀향(2016.2)'은 위안부 합의 문제 등 정부의 눈치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습니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가 상영을 거부했기 때문이죠. 비난 여론이 확산되며 논란이 커지자 몇몇 영화관들이 상영에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 '자백(2016.10)'. 국정원의 간첩 조작 의혹을 다룬 영화인데요.정부와 국정원의 치부를 밝히는 이 영화는 상영관 배정은 물론, 배급사에서 대형 상영관에 돈을 지불하는 시사회마저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정부의 눈치를 살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가 없었죠.
그런가하면 다소 황당한 이유로 제작이 무산된 영화도 있습니다. 바로 영화 '괴물 2'인데요. "봉준호 감독의 '괴물' 속편이 계획됐다. 갑자기 투자가 철회됐는데... (중략) 청계천에서 (괴물이)나오는 거였다. 그런데 MB정부 초반에 치적 중 하나인 청계천에서 괴물이 나오면 되냐며..."(오동진 평론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11.7.)
스크린에 미치는 ‘검은 권력’대중의 문화와 사상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는 오히려 조롱과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