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인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전에 대한 공동 입찰을 철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이달 초 스위스 해운사 MSC(Mediterranean Shipping Co)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진해운의 핵심 자산이었던 롱비치터널 지분 인수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한진해운 미국 자회사이자 롱비치 항만 운영업체인 토탈터미널인터내셔널(TTI)의 소수 지분을 나중에 인수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TTI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이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낮은 신용등급을 고려할 때 MSC가 단독으로 입찰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우리는 나중에 MSC로부터 지분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는 미국의 2대 항구로 미국과 아시아 수출입 주요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연간 1500만 개가 넘는 컨테이너가 이곳을 거친다. 한진해운 몰락 이후 현대상선은 한국 최대 해운사가 됐으나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역대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운임료와 수요 감소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운임료 경쟁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 전반이 부진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비용절감을 위해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제한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는데 그쳤다.
WSJ는 MSC가 이미 롱비치터미널 지분 46%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컨테이너 운영업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롱비치터미널 지배지분 인수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