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11%(2000원) 오른 17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최고가(179만3000원)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 파문이 한창이던 지난 9월 12일 146만5000원을 기록한 뒤 약 3개월만에 22.5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와 달리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같은 기간 50.71%에서 50.76%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통상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과 주가가 정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주가가 150만 원대에서 횡보하던 10월초 외국인 비중이 약 51.00%였던 것과 비교해서는 되레 지분율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삼성전자를 사들인 주체가 국내 기관투자자였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꾸준히 삼성전자를 내다 팔았다. 9월 12일~12월 19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5만5028주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1만9439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도한 물량을 국내 기관이 흡수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만 해도 7조 원대 후반이었던 4분기 실적 추정치가 최근에는 8조 원까지 올라오는 등 실적개선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같은 실적을 두고도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엇갈린 데 대해 “9월 이후 환율 흐름이 달러강세와 원화약세로 흐르면서 외국인들은 지난 몇 개월간 국내 시장에 대해 매도세를 보였다”면서 “반면 국내 기관의 경우에는 증시를 떠받쳐야 하는 역할도 일정부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가 전망을 두고 국내기관과 외국인이 엇갈린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내놨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결국 한국증시에서 주가가 왜 올랐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선에서 봐야 한다”면서 “주가가 오르는 동안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도세를 보였다면 주가에 거품이 있다는 판단일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향후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해외 증권사의 경우 앞서 노무라(250만 원), 크레디트스위스(240만 원), JP모간(220만 원) 등도 연이어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도 이베스트투자증권(230만 원), 삼성증권(230만 원), 신한금융투자(220만 원), SK증권(225만 원) 등도 각각 200만 원 이상의 목표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