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항공 “블랙리스트 승객 탑승거부…기내난동 임씨 첫 사례”

입력 2016-12-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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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저건 사용 조건·절차 개선ㆍ 항공보안훈련 강화 등 조치

▲27일 오전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승무원들이 테이져건과 타이랩, 포승줄 등을 이용한 기내 난동승객 제압술을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항공이 기내난동 행위 등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블랙리스트 승객(unruly passenger)에 대해 탑승거절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번 기내난동 사건을 일으킨 임모(34) 씨에 대해선 처음으로 탑승 거절 통지를 했다.

27일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열린 기내안전 강화 대책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과 다른 승객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기내난동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에 강력하게 대응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 사장은 “우선 기내폭력 전과자나 음주로 인한 난동 전례가 있는 사람에 대해선 탑승거부를 검토 중”이라며 “항공사의 경우 난폭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한 자체적인 블랙리스트가 있는데 이를 좀 더 보완해 탑승 거절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기내 난동을 벌인 임씨에 대해선 이미 이틀전 서면으로 탑승 거절 통지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승객에 대해 탑승 거절 통지를 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임씨는 오는 29일 대한항공 인천-하네다편을 예약했었다.

지 사장은 또 “기내난동 등 완력을 쓰는 승객들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전체 승무원의 10%(700여명) 규모인 남자 승무원을 더 확충할 계획”이라며 “기내 불법행위가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는 상황에 따라 테이저건(감전용 전기충격기)사용 절차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테이저건은 승객이나 승무원의 생명 또는 신체의 긴급한 위험이 있거나, 항공기 비행 안전 유지가 위태로울 경우 등, 중대 사안에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테이저건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승무원들이 기내 난동을 조기 제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용순 객실승무본부장(전무)은 “현재는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경우를 포괄적으로 명시해 놓아 승무원이 실제로 상황을 판단해서 사용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앞으로는 테이저건 사용 요건을 구체화해 신속하게 기내 난동 등 위급 상황을 제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규 대한항공 안전보안실장(상무)은 “그동안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절차가 언급이 안됐었는데, 위급 상황 발생시 1단계는 스턴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충격을 가하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테이저건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사용 절차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객실 실습훈련을 대폭 강화한다. 실제 객실과 같은 환경에서 유형별 모의실습 과정을 추가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기내 보안장비를 활용하는 훈련을 반복해 승무원들의 현장 대처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관리자급인 객실 사무장과 부사무장의 경우 항공보안 훈련 횟수를 현행 연 1회에서 3회로 늘리고, 연 1회 외부 전문가에 의한 위탁교육을 시행해 전문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이날 항공보안법상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 및 상해 혐의로 임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기내 난동이 소란 수준을 넘어 항공기 운항을 방해했다는 판단에 따라 일반 기내 소란 행위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항공기운항저해 폭행죄’가 적용됐다.

임씨는 20일 오후 2시 20분께 베트남 하노이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3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A(56) 씨의 얼굴을 1차례 때리는 등 2시간가량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을 포승줄로 묶으려던 객실 사무장 B(36) 씨 등 여승무원 4명의 얼굴과 복부 등을 때리고, 출장차 여객기에 탑승해 있다가 자신을 함께 말리던 대한항공 소속 정비사에게 욕설과 함께 침을 뱉으며 정강이를 걷어찬 혐의도 받았다.

임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오는 29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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