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일제지, 썬코어, 바디텍메드 등 국내 증시 상장사들이 자회사들의 잇따른 수출계약 낭보에 미소짓고 있다. 대부분 투자목적이나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기업들로 실적 증가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혈당측정기 제조 전문기업 필로시스는 28일 군산 자유무역지역에 제2공장 준공을 완료하고, 연 매출 기준 700억 원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필로시스의 제2공장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해외 수출 생산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본격 시공에 들어갔다. 올해 초부터 중국, 멕시코 등 주요 해외 거래처에서 해외 수출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물량부족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필로시스의 올해 해외 수출 계약규모는 41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7월, 중국 의료기기 유통업체 KDL과 약 1000억 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달 중국 연태공사와 300억 원, 멕시코 의료기기 유통업체와 2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국일제지는 지난 3월 투자목적으로 필로시스의 지분을 획득했다. 지난 16일에는 약 10억 원 규모의 필로시스 전환사채권(CB)을 현금취득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투자분까지 총 40억 원(366만6667주)의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썬코어 역시 자회사 도담시스템스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회사 가치를 높이고 있다. 도담시스템스는 지난 27일 터키 방위산업체와 맺은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규모의 장비 계약 납품을 완료했다.
도담시스템스는 지난 5월 터키 방산업체와 관련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썬코어 편입 후 첫 해외 수출 성과다. 특히, 터키 방산업체의 시험 평가 및 성능 보완 요구가 상당히 까다로웠던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성과가 주목 받았다.
도담시스템스는 지난해 7월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투자한 썬코어에 자회사로 편입됐다. 당시 썬코어는 약 163억 원을 출자해 도담시스템스의 지분 56.5%를 취득했다.
도담시스템스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빈 알 왈리드 왕자와 사우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방문해 제품 실사를 마치는 등 추가 수출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바디텍메드는 지난 8일 자회사인 애니벳이 중국과 대만에 동물용 진단제품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수혜가 예상됐다. 이는 지난달 프랑스 BVT와의 18억 원 규모 계약 이후 또 다른 성과다.
이 같은 영향으로 계약 당일 바디텍메드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0% 오른 1만9750원에 거래됐고,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들 자회사는 비상장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상장사의 재무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 가치 증대에 직ㆍ간접적 영향을 끼친다”며 “LG, CJ 등 대기업의 경우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 자회사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