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분양시장에서 4개 지역만 전년보다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 불확실성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물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역만 공급 물량을 쏟아져 관심이 쏠린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31만9416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지난해(45만3829가구)보다 13만4413가구(29.6%) 감소한 수치로, 분양시장의 호황기 직전인 2014년(33만4901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년간 주택시장의 호황을 타고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대폭 확대해온 데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 등 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서울, 부산, 대전, 충남 등 4개 지역에서는 오히려 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4곳에서는 지난해 8만294가구가 공급됐지만, 올해에는 50%가량 증가한 11만9551가구가 공급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만7816가구로 전년보다 48% 증가하고, 부산은 2만4860가구에서 3만6485가구로 47% 확대될 전망된다. 충남은 1만8801가구로 지난해보다 66.82%, 대전은 6449가구로 25% 늘어난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
업계가 새 아파트 공급에 부담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신규 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것은 시장 분위기나 수요가 그만큼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부산은 ‘남천 금호어울림 더 비치’에 1만3433명이 몰려 평균 131.7대 1을 기록하면서 작년 12월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동래구 ‘e편한세상 동래명장 1단지’와 ‘e편한세상 동래명장 2단지’ 역시 평균 69.34대 1, 42.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시장이 들끓었던 때보다 경쟁률은 낮지만 인기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공급 가뭄지 중 한 곳인 대전도 마찬가지다. 최근 5년간 대전의 분양물량은 총 2만7787가구로 제주도(1만2960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적다. 반면 같은 기간 1순위 청약통장 수는 236.6%(34만7267개→62만9600개) 증가해 서울(131%)을 2배 이상 웃돈다.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서울도 올해 브랜드 가치가 높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단지들이 쏟아져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CC건설의 ‘신당 KCC스위첸’을 비롯해 강남 방배동의 첫 재건축의 포문을 여는 GS건설의 ‘방배아트자이’ 등 올해 서울에서는 총 57개 신규 단지가 나온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 단지만 45개에 달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리인상 우려와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국내 부동산 경기가 불투명하지만, 공급이 몰리는 지역은 그만큼 분양에 안정성이 높다는 얘기”라며 “내집 마련을 고민 중인 주택 수요자라면 분양물량이 증가한 이들 지역의 새 아파트를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