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8명 자산, 전세계 인구 50%와 같은 규모”

입력 2017-01-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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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부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최상위 부자들의 재산 증식 속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25년 내에는 ‘조만장자(trillionaire)’의 탄생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이 16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을 앞두고 발간한 ‘99%를 위한 경제(An economy for the 99%)’에서 세계 최고 갑부 8명이 소유한 재산이 세계인구 절반의 재산 총합과 비슷하다고 추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산 규모 면에서 전 세계 하위 50%에 해당하는 인구의 재산 총합과 같은 재산을 보유한 최상위 갑부의 수는 2016년 현재 8명이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최상위 부자 수는 388명이었다. 그만큼 소수 갑부에게 부가 편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 슈퍼리치 8명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부자는 750억 달러를 보유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였다. 그 뒤로 패션브랜드 자라의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가 670억 달러,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608억 달러로 각각 2, 3위에 올랐다. 이어 멕시코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500억 달러), 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조스(452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446억 달러),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436억 달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400억 달러) 순이었다.

보고서는 “최상위 계층이 놀라운 속도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며 25년 내 세계 최초로 ‘조만장자’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재산 증식 속도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부터 2011년까지 최하위 10%의 소득은 1인당 65달러 증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최상위 1%의 소득은 1인당 1만1800달러씩 늘어났다.

옥스팜은 부의 양극화 원인으로 부유층의 조세 회피, 임금 삭감, 정치적 영향력 증대 등을 꼽았다. 지구촌 억만장자의 대다수가 선대로부터 물려받거나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부를 축적한 사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총재는 “10명 중 1명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현실”이라며 “극히 소수에게만 터무니없이 많은 부가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불평등은 전 세계 수억 명을 빈곤으로 내몰고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런 맥락에서 대중적 분노가 표출되기도 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을 대중적 분노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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