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러 강세 어떻게 손볼까...5가지 액션 시나리오는?

입력 2017-01-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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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가중 실질 달러지수 추이.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달러 강세에 제동을 걸 조짐이다. 달러 가치가 너무 높다며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나섰다. 기업들에 대한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압박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자 이들 기업의 실적을 떠받쳐줄 환율로 관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출범을 이틀 앞둔 가운데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까. 블룸버그통신은 5가지 시나리오를 18일 제시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산출한 달러 지수에 따르면 이 지수는 40년 평균치를 약 7% 웃돌고 있다. 달러 강세는 경제에 반드시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트럼프가 내세우는 ‘제조업 강국, 미국’의 부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달러는 이미 2014년 중반 이후 22% 상승해 미국의 무역 적자를 늘리는데 한몫했다.

트럼프가 강한 달러에 이의를 제기한 만큼 차기 미국 행정부가 행동에 나설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가장 유력한 방법이자 기본적인 게 구두 개입이다. 그동안 트럼프의 발언들은 모두 효과가 있었다. 다만 환율에 초점을 맞춘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정부와 중앙은행 당국자의 발언에 트레이더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 건 역사가 증명한다.

두 번째는 공조 개입이다. 미 재무부는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지난 30년 간 공조 개입을 단행해왔다. 마지막 개입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였는데, 최근에는 드물다. 다만 하루 5조 달러 가량이 거래되는 거대 시장을 움직이는 효과가 진짜 있는지 애널리스트들조차 확신이 없고, 효과가 있었다고 해도 개입 후 불태화로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세 번째는 단독 개입이다. 동맹국들이 지지하지 않는 단독 개입은 사실 어렵다. 2013년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성명을 통해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며 “환율을 목표로는 하지 않음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그러나 “환율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은 경제 및 금융 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문구도 포함시켰던 만큼 트럼프 차기 정권은 이러한 성명을 내놔 환시 개입을 정당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라인터내셔널의 찰스 산타르노 이코노미스트는 “단독 개입은 전반적인 통화 전쟁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미 재무부가 개입을 결정하면 다른 나라도 허용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네 번째는 국부펀드 출범이다. 신흥국은 물론 노르웨이 등 선진국도 국부펀드를 통해 외국의 국채와 부동산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이 이를 따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섯 번째는 외환시장 이외의 개입이다. 트럼프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보호주의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무역협정 재협상이나 중국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까지 한 트럼프로서는 더욱 과한 조치도 불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달러 환율은 요동치고, 결국 미국 수출 기업에 더 유리한 수준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달러 약세는 양날의 검이다. 특히 최근 랠리를 이어온 증시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달러가 주요 통화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증시와 함께 랠리를 펼쳤는데, 달러 가치가 하락 반전되면 증시에도 리스크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안 라이트가 이끄는 골드만삭스 팀은 “S&P500지수와 달러의 상관관계를 보면 달러는 최근 주요 통화 중 유일하게 리스크 온 통화”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인데, 달러가 반대로 약세 전환된다는 건 그런 기대감이 꺾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달러와 미국 증시 호조는 트럼프 당선 후 성장 및 재정 정책에 대한 낙관론이라는 같은 리스크 요인이 주요 원천이라고 생각된다”고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증시도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 2주간 답보 상태에 있었다. 블룸버그달러스팟지수는 대선 후 최고점에서 2.2% 하락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글로벌 전략가 키트 잭스는 “미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빈약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 기조를 지속시킬 견인차가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7일자 보고서에서 “미 금리 인상 직후 달러화가 강세였던 1년 전과 중첩된다. 달러는 이후 글로벌 시장의 혼란에다 미국 금리인상 관측이 후퇴함에 따라 5개월에 걸쳐 하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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