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반기문 테마주’ 등 단기과열종목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일가 매매를 적용할 방침이다.
3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정치 테마주의 등락이 커지자 이상급등 종목에 대해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측은 “반 전 총장 관련 테마주는 전날 일제히 하한가에 갔고, 다른 대선 주자의 테마주는 주가가 급등하는 등 테마주로 인한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테마주 등 이상급등락 종목의 투기 거래를 방지하고자 단기과열 완화정책을 도입했다. 단기간 이상급등현상이 지속된 종목은 지정 예고된 후 10일 이내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3거래일 동안 단일가 매매를 적용받는다.
거래소는 또 지난 6월부터 유동성이 부진한 초저유동성종목에 대해 정규시장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적용될 초저유동성종목은 총 80곳으로 유가증권은 선박투자회사, 투자회사, 부동산투자회사 등 기타 증권그룹이 23종목(64%)으로 절반을 상회했다. 코스닥시장은 스팩이 42종목(95%)으로 단일가 적용종목 대부분을 구성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액면분할을 시행하거나 LP계약 및 유동성수준에 변경이 있다면, 이를 월단위로 반영해 단일가 적용종목에서 제외하거나 재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단일가 매매 적용이 테마주 근절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제2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여전한 만큼, 강제 조치는 또 다른 테마주의 양산으로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전일 주식시장에서는 1일 장 마감 후 알려진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영향을 받아 정치 테마주의 등락이 두드러졌다.
보성파워텍(-29.98%), 광림(-29.96%), 한창(-29.94%), 성문전자(-29.85%) 등 반 전 총장 관련 테마주들은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한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등 야권 유력 주자들과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관련 테마주는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