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 등 가축병에 우유·한우·닭·계란 먹거리 시장 대혼란

입력 2017-02-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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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 닭고기가 진열돼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최근 닭고기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닭고기 산지가가 큰 폭으로 올라 9일부터는 대형마트에서도 닭고기 제품 가격이 5~8% 오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에 구제역까지 더해지면서 먹거리 시장의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고 계란 대란에 이어 닭고깃값도 오른 데다 구제역으로 우유와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식품업계나 소비자들도 불안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는 이날부터 주요 닭고기 제품 가격을 5~8% 인상했다. 산지가격 기준으로 지난달 23일 육계 1㎏은 1252원이었지만 이달 7일에는 1901원으로 보름 만에 50% 이상 뛰었다.

업계는 AI로 수요가 급감해 하락세였던 닭고기 가격이 명절 이후 상승세로, 구제역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 수요가 닭고기로 몰린다면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예상하고 있다. 구제역이 급속도로 퍼지면 우유, 소, 돼지고기 수급에도 문제가 생겨 계란에 이은 또 다른 대란으로 번질 수 있는 셈이다.

앞서 가격 대란이 일어났던 계란은 수입 조치 등으로 가격 상승세가 꺾였지만 한판(30개)에 8000원대로, 5000원대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다. AI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려면 6개월 이상이 필요한데, 소비 회복 속도가 빠르면 다시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연이어 발생한 가축 질병에 유통업계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유통업계는 공급과 수요가 어떤 식으로 뒤바뀔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애를 먹고 있다. 축산물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감소하면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식품업체의 사정은 더 급하다. 2011년 구제역 사태 때 우유 대란을 겪었던 유가공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각 업체는 계약 농장 젖소들의 항체형성률을 확인하는 동시에 수급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은 원유 공급에 문제가 없지만 개학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3월까지 구제역이 잡히지 않으면 물량이 모자랄 우려가 있다. 원유가 부족해지면 먼저 저가 제품과 버터와 생크림 등 우유 부산물로 만드는 제품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감에 소비자들이 우유 마시기를 꺼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실제 가축병으로 축산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7.2%가 ‘향후 AI가 더욱 확산될까 염려된다’고 답했다. AI 사태를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 가운데 AI 발생 이후에도 국내산 닭고기를 평소처럼 먹고 소비하고 있다는 소비자는 41.6%에 그쳤다. 25.1%는 평소의 절반 정도의 수준을 소비하고 있었다. ‘절반에도 미치지 않게 소비한다’(22.6%), ‘전혀 소비하지 않는다’(10.7%)는 응답도 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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