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하락하며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방은행의 주담대 금리 오름세는 여전했다. 지방 집값이 떨어지며 대출 상환 리스크가 높아지자 지방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월 은행별 대출금리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전달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1.56%에서 지난달 1.50%로 5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은행별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의 경우 NH농협은행이 1월 3.58%에서 3.54%로 4%포인트 낮아졌고, 우리은행은 3.41%에서 3.38%로 3%포인트 내렸다.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0.01%포인트씩 떨어진 3.37%와 3.57%를 보였다. 다만, KB국민은행은 0.12%포인트 오른 3.42%로 집계됐다.
외국계은행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2월 들어 각각 0.07%포인트, 0.06%포인트 떨어진 3.04%, 3.22%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방은행의 경우는 달랐다. 2월 지방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일제히 치솟았다.
BNK부산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0.27%포인트 오른 3.54%를 기록했고, 같은 지주사를 둔 BNK경남은행 역시 0.17%포인트 올랐다. DGB대구은행도 0.26%포인트 상승했다. 전북은행과 제주은행은 각각 0.15%포인트, 0.1%포인트씩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지방 아파트 값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역 대출이 많은 지방은행의 경우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자 위험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금리 산정체계가 각자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 부동산값이 주춤한데 따른 대출 부실 위험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지방은행의 경우 가산 금리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방 은행이 대출 리스크 상승에 더 강화된 태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0.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경우 방향이 엇갈렸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02%로 1월(0.01%)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지만, 지방은 0.01%로 1월(0.02%)보다 줄었다.
서울의 경우 2월 0.05%로 1월(0.04%)보다 오름폭을 확대했다. 부산은 0.18% 올랐지만 1월 0.23%보다 상승세가 줄었고, 인천(-0.06%)과 경북(-0.10%), 대구(-0.08%)도 약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지방은행 관계자는 “큰 틀에서는 모든 은행이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시중은행이 먼저 금리를 올리자, 지방은행이 나중에 올리는 시점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