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 “대기업 ‘유보금’ 세금 부과보다 복지 구멍 방치가 ‘과격’한 일”
기본소득제와 리코법 도입, 생계형 부채자 490만 명 신용대사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캠프에 몸담은 제윤경 의원이 꼽은 이 시장의 ‘킬러콘텐츠’다.
제 의원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캠프는 이미 실행해 봤고,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철학을 가져야 하는 분야 그리고 너무 중요해서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몇 가지 킬러 콘텐츠로 승부한다”고 했다.
먼저 기본소득제는 이 시장이 성남시에서 추진했던 청년배당 정책의 확대판으로, 이 시장이 이번 대선의 화두로 제시한 대표 공약이다. 제 의원은 “보편적 복지도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학계는 기본소득제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면서 “하지만 성남에서 지역화폐로 청년배당을 하면서 큰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청년복지 문제를 고민하고, 젊은층도 재래시장을 찾게 해 계층 통합 성과까지 냈다. 성남 지역민들이 모두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재원 마련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성남에서 해냈듯 부정부패와 비효율을 줄이면 충분하다. 4대강에 22조 원도 쏟아부었는데, 정부 한 해 예산 400조 원 가운데 24조 원 정도를 국민 삶의 기본안전판 만드는 데 쓰는 게 왜 불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돈 남아 유보금 쌓고, 부동산 매입에 혈안돼 있는 대기업에 세금 매기자고 하니 과격하다고 하고, 지역경제를 순환시킬 정책은 포퓰리즘이라고 한다”며 “복지의 구멍 방치하는 게 더 과격한 일”이라고 했다.
이 시장의 다른 공약인 리코법은 “부정부패에 대한 회초리법”이라는 게 제 의원의 설명이다. 제 의원은 “힘센 세력, 갑들에게 무죄 추정을 적용하는 건 잘못”이라며 “부당이익을 챙기지 않았다는 입증 책임을 기업에 지워야 한다”고 했다.
법인세 인상 공약과 더불어 재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그는 “5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30대 재벌만 겁 먹으면 된다”며 “기업하는 사람들을 다 괴롭히겠다는 게 아니다. 공정성을 해치는 기업은 망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 부정부패 예방 효과를 내고, 기업 간 불균형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생계형 채무자에 대한 신용대사면은 가계부채 전문가인 제 의원이 대표발의한 ‘죽은 채권 부활 금지법안’ 내용과 흡사하다. 제 의원은 “세금 한 푼 안 드는 공약”이라면서 “은행 등 금융권에서 이미 상각한 채권들을 공기업인 캠코가 쥐고서 추심하고 있다”며 “캠코가 월 40만 원 버는 사람들한테 10년 동안 월평균 4만7000원씩 받아내서 돈을 벌고 다시 은행에 배당하는 걸 스톱하면 된다”고 역설했다.
제 의원은 경쟁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약엔 비판을 가했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전날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 중 주택안심전환대출 제2금융권 확대에 대해 “정밀 검토했어야 했다”고 평했다. 그는 “안심전환대출을 늘리려면 한국은행 자금으로 주택금융공사의 증자를 해야 한다”며 “더 어려운 서민가계부채 문제를 뒷전으로 하고 재정 즉, 국민세금을 주택담보대출 개선에 우선적으로 쓰는 게 적절한지 따져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심전환대출로 고정금리로 갈아탔다가 저금리 시대니 다시 변동금리로 돌아오는 사람, 장기대출로 바뀌고 매월 갚을 상환금액이 적어지니 추가 대출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담보대출보다 시급한 건 생계대출”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행복기금이 갖고 있는 채권 중 103만 명, 11조6000억 원 규모의 ‘회수 불능 채권’을 소각한다는데 이 숫자가 어떻게 나온 건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국민은 공짜밥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안 지사를 향해 “당을 중심으로 한다면서 당론인 보편적 복지를 부인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학제개편안 등 교육공약,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칼퇴근법 등 노동공약엔 높은 점수를 줬다. 제 의원은 “학제개편안의 우수성 여부를 떠나 지금 교육정책 중시는 굉장히 필요하다고 보고, 유 의원의 노동정책은 자타가 박수를 치고 있더라”고 했다.
한편 제 의원은 이재명 시장이 집권한다면 첫 국무회의에서 사인해 바로 집행할 수 있는 정책공약들을 추려 발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장 첫날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 시행에 사인했듯, 이 시장 역시 시행령만 뜯어고쳐도 가능한 정책들은 곧바로 집행하겠다는 의지와 구체성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면밀히 봐야겠지만 성과연봉제 도입, 대기업 관련 지정제도, 상가임대차보호제 등 첫 국무회의에서 바로 바꿀 수 있는 제도들을 정리해 발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