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투사'에서 '고양이 집사'가 된 조응천 의원

입력 2017-03-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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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의원 페이스북)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양이 집사'로 변신했다.

조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래저래 답답하고 안 좋은 요즘엔 울 "보리" 재롱 보는 낙으로 사네요"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반려묘 '보리'의 영상을 올렸다.

이어 조 의원은 "처음엔 큰아들이 사고치고 데려왔다고 시큼털털해 하던 아내가 시도 때도 없이 손녀 냥이 '움짤'을 보내주네요"라며 남다른 반려묘 사랑을 엿보였다.

조 의원이 처음부터 '고양이 집사'는 아니었다. 그는 2014년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하지만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터지고 공직을 떠났으나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해 제20대 국회의원 경기도 남영주시 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내자 조 의원은 '탄핵 투사'로 최전방에 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탄핵을 이뤄내지 못하면 국회의원 배지 떼버릴 각오로 임하면 못할 일이 없다"(2016년 12월 1일), "이제나저제나 특검에서 불러주기만 기다리고 있다"(1월 12일), "청와대에서 보고, 듣고, 겪은 그대로 증언하겠다"(1월 24일·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8차 심판 증인으로 채택되며), "수십만 촛불 시민들의 염원이 헌재까지 닿아 탄핵 인용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확신한다"(2월 12일),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은 필요하며 특히 메인 서버는 반드시 수사기관이 직접 살펴봐야 한다"(2월 24일) 등 고비마다 정치권에 쓴소리하고 국민 참여와 관심을 독려하는 글을 남겼다. 또 수시로 서울 광화문과 남양주의 촛불집회에 참석해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출처=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그러던 조 의원이 최근 달라졌다. 그의 최근 페이스북을 보면 전형적인 '고양이 집사'의 모습이 연상된다. 조 의원이 '탄핵 투사'에서 '고양이 집사'로 전향한 계기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그의 게시물에서 알 수 있다.

조 의원의 아들은 이날 "엄마, 아빠 죄송해요. 저 사고 쳤어요"라며 조 의원 가족 단체톡에 글을 남겼다. 아빠 조 의원은 "뭔 사고?"라며 물었고 이에 큰아들은 "애아빠 됐어요"라며 "딸이에요. 이름은 '보리'"라고 소개했다. 당황한 조 의원이 "정말?"이라고 되물었고 큰아들은 한 새끼 고양이 사진을 보냈다.

큰아들은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서 부모 몰래 고양이를 입양하고 "사고 쳤다"고 뒤늦게 고백한 것이다. 엄마 또한 당황하며 "헐"이라고 남겼다.

조 의원은 이날의 일을 "헌재 탄핵선고 일자가 안 나와 안 좋던 중 갑자기 큰아들의 카톡 받고 할아버지가 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손녀로 데리고 온 냥이(고양이)가 귀엽다"라고 밝혔다.

그가 '냥덕'으로 입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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