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재무회의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 배격 문구’ 빠져…역대 최악 평가

입력 2017-03-19 00:30수정 2017-03-1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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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7~18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 배격’이라는 문구가 빠졌다. 대신 공동선언문에는 ‘무역의 경제 기여도를 강화해 나가자’는 문구로 대체됐다. 사실상 보호무역 주의를 표방한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이번 G20재무회의는 과거 그 어떤 회의보다도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달 18일(현지시간) G20 재무회의 폐막과 동시에 발표한 공동선언문에는 미국을 의식해 ‘보호무역 배격’ 문구뿐만 아니라 자유무역 주의 중요성을 언급한 내용 조차 포함시키지 않았다. 보호무역 주의를 표방한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는 주요 20개국과 11개 초청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orld Bank),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주요 국제금융기구의 수장들이 모였다. 하지만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주의 배격 등과 관련한 언급 없이 막을 내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중앙)이 17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보호무역 배격 문구의 공동선언문 채택 과정부터 폐막 직전까지 진통은 심했다

이달 초 블룸버그가 입수해 보도한 G20 공동선언문 초안에는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한 내용이 없어 우려를 낳았다. 통상적으로 담았던 ‘보호무역주의에 저항한다’는 문구 대신에 ‘개방적(Open)이고 공정한(Fair) 무역 질서를 유지한다’는 모호한 메시지를 넣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구 마저도 이달 13일에 열린 2차 G20재무회의 실무자그룹 회의에서는 삭제됐다. 하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호주,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자유무역이 성장에 중요하다’는 절충안을 모색했지만, 다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G20회의 공동선언문에는 세계경제 상황과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세계경제의 회복력 제고를 위한 거시정책, 국제금융체제 강화, 금융규제, 국제조세 등에 대한 정책공조 방안으로 마무리됐다.

회원국들은 단기적 세계경제 성장 모멘텀이 강화됐지만, 성장 속도는 여전히 다소 미약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 높은 불확실성과 하방위험 상존, 낮은 생산성에 따른 장기적 저성장 가능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G20의 핵심목표인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잡힌 포용성장’ 달성을 위해 수요진작을 위한 확장적 재정ㆍ통화정책과 함께 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조합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국제금융체제 강화 차원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금융불안 요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안전망, 자본흐름 관리 등 국제금융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같은 맥락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IMF(국제통화기금)가 통화스와프 등의 신규 대출제도를 적극 검토하도록 하는 대출지원 제도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지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안전망간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지역금융안전망과 IMF간 협력 강화를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G20 회원국 중 OECD에 가입하지 않은 여러 국가들이 OECD 자본자유화 규약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회원국들은 현재의 높은 자본자유화 수준을 유지하면서 적정수준의 탄력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행중인 규약 개정 검토를 환영했다.

G20 의장국인 독일이 관심의제로 추진중인 아프리카 협약 이니셔티브를 적극 지지하고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ㆍIMFㆍWB가 공동으로 마련한 보고서를 환영했다.

하지만 전세계 관심을 모았던 G20재무회의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 주의 배격 이라는 문구를 빼면서 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경제는 다시 한번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바덴바덴(독일)=양창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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