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으로 옮겨간 ‘부동산 이슈’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복덕방 변호사’ 등 민감한 부동산 이슈들이 정치권으로 옮겨가 논의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유예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복덕방 변호사는 최근 논란이 된 트러스트 부동산을 옥죄는 내용의 법안이 이미 지난달 발의된 상태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초 올해 말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유예 종료일을 2020년 말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한다.
박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배경에 대해 “재건축 부담금은 부동산의 양도를 통해 실현된 이득이 아니라, 준공 시점과 사업 개시 시점의 가격 차이를 대상으로 부과하고 있어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담금 부과에 따른 합헌성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사업으로 인한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 원을 넘을 경우 이익의 최고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을 통해 3억 원의 이익을 얻었다면 1억50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이 제도를 피하려면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반드시 마쳐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는 일반적인 재건축보다 사업 속도가 다소 빠른 신탁방식 재건축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억대의 재건축 세금을 낼 가능성이 있는 강남권 일부 단지들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재건축 속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발의된다고 해도 통과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초과이익환수제가 다시 부활해 도입된 시기는 2006년으로 현재 유력한 대선주자들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정부 주요 인사로 있었던 시기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장과의 형평성 논란이나 재건축 단지를 사고파는 시기에 따라 이익을 보지 않은 사람이 세금을 내게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다”며 “통과 여부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복덕방 변호사로 불리는 트러스트 부동산의 활동을 제한하는 개정안도 지난달 발의됐다. 이은재 바른정당 의원은 공인중개사법상 ‘중개’ 의미를 구체화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공인중개사법상 ‘중개’를 ‘중개를 목적으로 하는 중개계약, 현장 안내, 표시·광고, 가격 협상, 중개대상물 설명서 작성 등의 행위’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트러스트 부동산은 ‘최대 99만 원’이라는 파격적 수수료로 입소문을 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얻었고, 지난해 1심에서 중개가 아닌 법률 자문 부문에 대해 보수를 받는다는 점이 인정돼 승소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트러스트 부동산은 사실상 업무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
기존 부동산 중개업계와 트러스트 부동산의 항소심은 지난달 중순께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재판이 연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