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 전략 주제로 '제4회 이투데이 프리미엄 투자세미나' 개최
“중기적인 추세는 금리인상으로 바뀐 것이 맞습니다. 다만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비해 금융시장의 변화가 앞서간 측면이 있어 단기적인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채권투자는 금리인상 시기에도 유효합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FICC 채권전략팀장)
“거대담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보다 조그맣고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난 경기사이클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현재가 경기사이클에서 어떤 국면인지 보는 것이 채권투자의 핵심입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23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300홀에서 개최한 ‘제4회 이투데이 프리미엄 투자세미나’ 강사로 나선 전문가와 당국자들은 최근 금융시장 환경에 대한 진단과 함께 채권투자전략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쏟아냈다.
이번 세미나 연사로는 ‘국내 채권 애널리스트 1세대’로 꼽히는 김일구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다년간 베스트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박종연 NH투자증권 FICC 채권전략팀장과 함께 한승철 한국은행 시장운영팀장, 이주섭 기획재정부 국채과장이 참석했다.
◇"소순환적 관점에서 보면 확장국면” =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제가 소순환적인 관점에서 보면 확장국면에 진입했다고 역설했다. 급락했던 유가가 반등하면서 무역금액이 증가하고, 자원수출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며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소순환은 유가하락과 미국의 무역정책의 영향으로 3번째 소순환 국면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이런 상황에서 채권시장은 올해 연말께 통화정책의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봤다. 김 센터장은 “정책금리가 어느 정도 인상되고 나면 각국의 중앙은행은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겠다’는 선언이 나올 것”이라며 “미국은 올해 연말이면 연방기금 금리가 1%대 중후반에 이르러 자산매각을 검토할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유로존은 프랑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난 이후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중장기물 트레이딩 추천” = 박종연 NH투자증권 FICC 채권전략팀장은 “국제유가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경우 물가상승 압력은 1분기에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둔화될 전망”이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되어 기저효과를 뛰어 넘는 물가상승세를 가져올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인상 속도가 펀더멘털 변화에 비해 너무 빨랐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1차 금리상승세가 끝나고 올 상반기 되돌림 국면을 맞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는 올해 계획했던 투자분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상반기 말에 리스크 관리를 재검토하는 것이 좋다”면서 “하반기 금리 상승이 우려되면 팔고, 그게 아니라면 보유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한승철 한국은행 시장운영팀장 “통안증권 수요 꾸준할 것” = 한승철 한국은행 시장운영팀장은 이날 3번째 세션에서 채권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통화안정증권(이하 통안증권) 발행 및 공개시장 운영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통안증권이란 한국은행이 시중 통화량 조절을 위해 발행하는 것으로 발행규모를 줄이면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한 팀장은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시각이 많은 만큼 투자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발행이 급감했던 작년 하반기 패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우에 따라서 올해 하반기 채권투자 나쁘지 않다는 말도 나와서 저희로서는 통안증권 수요 꾸준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주섭 기재부 국채과장 “안정적 자본 조달 중요” = 4번째 연사였던 이주섭 기재부 국채과장은 국고채 시장 현황과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브렉시트 등이 있었지만, 선진시장 동조화를 통해 국고채가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거래소, 예탁원, 금융위, 금감원과 최대한 협의해 수급 측면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과장에게는 최근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다소 부진한 결과를 보인 것과 관련, 향후 발행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 발행 추가로 하는 부분은 PD분들과 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며 “투자자가 드문 50년물 시장에서 실수요자를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향후 어떻게 발행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