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에게 대가성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7일 검찰에 출석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14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면세점 청탁하려고 출연금을 낸 것 아니냐', '(검찰) 압수수색 미리 알고 있었나' 등 취재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오늘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세번째 소환인데 심경이 어떠냐', '계속 강요라고 하는데 청와대에서 뭐라고 협박했느냐' 등의 질문에도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가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출연했다가 되돌려받은 경위를 추궁할 예정이다. 롯데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합계 45억 원을 출연했고, 지난해 3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면담한 뒤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냈다가 6월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 직전 돌려받았다. 대가성 청탁 여부에 따라 참고인 신분인 신 회장은 피의자로 입건될 수도 있다.
검찰은 5월에 치러질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수사를 최대한 이른 시점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외에 박 전 대통령과 대가성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SK와 롯데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한편,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18일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불러 13시간이 넘는 조사를 벌였다.
신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9월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이뤄지면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2달 뒤인 11월에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나서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