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원활치 않을 수 있어, 자산 재평가도 부담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급식·호텔사업 자회사 웰리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베이사이드PE와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당초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은은 이달 초 베이사이드PE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시일이 미뤄지고 있다.
베이사이드PE가 웰리브 인수 관련 협상 중단을 고려하는 것은 대우조선의 피플랜 신청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웰리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올해 3월 15일이다. 당시는 금융위원회의 대우조선 추가 지원안이 나오기 전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웰리브는 대우조선이 주요 매출처”라며 “모회사 불확실성으로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 재평가도 부담이다. 대우조선이 피플랜이 돌입하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당시의 자산가액을 재평가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웰리브의 자산 가치가 이전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웰리브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하림그룹과의 인수 희망 가격 격차가 큰 점도 걸림돌이다. 지난달 웰리브 예비입찰 시 희망 인수 가격으로 베이사이드PE는 600억 원, 하림은 400억 원대를 각각 제시했다. 통상 FI와 전략적투자자(SI)의 가격 격차가 크면 금융권에서 FI에 돈을 대기를 주저한다. FI가 인수 대상 회사의 가치를 과대 평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우 대우조선의 피플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범양건영·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올해 2월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의 대우조선 추가 지원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양해각서(MOU) 체결을 포기했다. 당시 의사 결정에는 SI로 참여한 범양건영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자산 매각이 잘 될지 안 될지 여부는 전적으로 거래 상대방이 피플랜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지 여부에 달렸다”며 “현재까지 웰리브의 경우 협상이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조선이 보유한 한국선박금융 지분 35.29%의 매각은 순조로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라마이더스(SM)그룹은 최근 이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SM그룹은 이미 STX조선해양이 가진 한국선박금융 27.06%도 확보한 상황이다. 이 그룹은 대우조선이 가진 지분도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한국선박금융은 2003년 설립된 선박투자 회사다. 선박투자 회사는 선박 건조자금 모집 및 중개, 투자, 운용 등을 맡는 특수목적회사(SPC)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