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11일 신용등급이 트리거에 근접한 이랜드그룹,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에 대해 관련 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향후 평가보고서 등에 이와 유사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레이팅 트리거는 구조화금융에서 유동화증권의 원리금 상환을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들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활용하는 장치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자산보유자, 채무자의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에 유동화증권의 조기상환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에게 추가적인 의무를 부담시키거나 기한이익을 상실시키는 형태로 활용된다.
한신평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2월 말 기준 이미 레이팅 트리거가 작동된 차입금 중 641억 원이 단기간 유예되고 있다. 한신평 이외의 신평사가 1노치 하향(BBB-) 평가하면 700억 원의 유동화 차입금 기한이익이 상실된다. 이랜드리테일은 2곳 이상의 신평사 등급이 BBB-로 하향되면 1563억 원의 유동화 차입금 기한이익이 상실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월 말 기준 총차입금 4조2723억 원 중 장래매출채권 유동화 차입금 9134억 원에 레이팅 트리거가 부과돼 있다. 신용등급이 BB+로 하향돼 레이팅 트리거가 발동되면 제2종 수익권자인 아시아나항공은 제1종 수익이 완전 지급될 때까지 2종 수익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 다만 유동화 대상자산의 초과담보비율과 레이팅 트리거 작동 후 유동화 대상자산의 실적에 따라 제2종 수익권 가지급 중단기간은 변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8030억 원의 PF보증과 2000억 원의 사모사채에 레이팅 트리거가 설정돼 있다. 만약 신용등급이 BBB+로 1노치 하향되면 PF보증 365억 원에 대해 상환 의무가 발생하고 사모사채 2000억 원의 기한이익상실과 이에 따른 공모사채 2500억 원의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 레이팅 트리거가 작동될 수 있는 사모사채와 공모사채는 총 4500억 원으로 총차입금의 18.8%에 해당한다.
한신평 관계자는 “레이팅 트리거가 작동하게 되면 해당 기업은 채무상환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 확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의 신용등급, 등급전망에는 레이팅 트리거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