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27주년 세계 노동절이다. 1884년, 미국의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제’를 주장하면서 파업을 시작한 것이 1986년 5월 1일에는 시위로 확산해 유혈사태로 번졌다. 1889년, 전 세계의 노동지도자들이 모여 1986년의 그날을 메이데이, 즉 노동절로 정하여 기념행사를 시작한 것이 올해로 127회를 맞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광복 직후,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와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이 첫 메이데이 기념행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7년에는 대한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대한노총의 창립일인 3월 10일을 우리나라의 노동절로 결의하여 1959년부터 기념행사를 실시했다. 1963년에는 정부에서 3월 10일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개칭하였고, 1994년에는 노동계가 중심이 되어 기념일을 다시 5월 1일로 환원하고 ‘노동절’이라는 명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법률은 여전히 ‘근로기준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이라는 말과 ‘근로’라는 말에 큰 차이를 두지 않고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은 두 용어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노동은 한자로 ‘勞動’이라고 쓰며 각각 ‘수고로울 로, 힘쓸 로’, ‘움직일 동’이라고 훈독한다. ‘수고롭게 힘써 일함’이라는 뜻이다. 노동자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수고로운 삶을 표현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근로는 ‘勤勞’라고 쓰며 각각 ‘부지런할 근’, ‘힘쓸 로’라고 훈독한다. ‘부지런히 일함’이라는 뜻이다. 근로자들이 부지런히 일을 해 주기 바라는 마음을 담은 사용자의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 없는 노동자도 없지만 노동자 없는 사용자는 더욱 있을 수 없다. 부지런히 일해 줄 것을 바라는 사용자의 마음을 담은 용어가 아니라, ‘일하는 자체’의 가치를 인정하는 방향에서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