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자치구 중 19곳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나머지 6개 구는 여전히 고점을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실제 공급량이 과거 대비 크게 줄어든 만큼 25개 구 전반의 고점회복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의 3.3㎡ 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21일 기준 1937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3.3㎡ 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한 곳은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19곳이다. 강남이 3608만원으로 가장 높고, △서초(3320만원) △마포(1938만원) △성동(1937만원) △종로(1906만원) △광진(1885만원) △중(1825만원) △영등포(1741만원) 등이 뒤를 잇는다.
반면 송파(현재 2491만원, 고점 2619만원 이하 현∙고) △용산(현 2513만원, 고 2615만원) △양천(현 2034만원, 고 2218만원) △강동(현 1865만원, 고 2070만원) △노원(현 1253만원, 고 1272만원) △도봉(현 1103만원, 고 1143만원) 등 6곳은 2006년과 2009년 기록한 고점가격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6곳이 다른 구와 달리 상대적으로 고점회복 속도가 더딘 건 2006년과 2009년 당시의 시장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송파, 양천, 강동이 고점을 기록했던 때는 2006년 참여정부 시절로 부동산가격이 급등해 그 해 5월 주요 7개 지역을 버블세븐(강남3구 및 양천구 포함)으로 지정한 시기다. 그 만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때다. 강동구 역시 강남3구 등 버블세븐에 인접해 2006년 버블세븐 못지 않은 급등 흐름을 보였지만 이후 강동구 내 강일지구와 보금자리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영향으로 가격 거품이 점차 빠졌다.
용산, 노원, 도봉은 2009년 고점을 기록했지만 그 배경은 각각 다르다. 용산구는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으로 불린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중심으로 급등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금조달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2013년 관련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이후 부동산시장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용산구의 주요 개발사업 불확실성이 여전해 고점 회복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분위기다.
노원∙도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부각되며 2009년 노∙도∙강(노원∙도봉∙강북)으로 함께 묶여 투자자가 다수 유입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2012년까지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 들어가면서 동반 약세를 보였고 기존 고점 회복까지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2013년 공급된 강서구 마곡지구를 끝으로 아파트 공급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국한된 상황이어서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청약경쟁률과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공급량이 부족한 서울은 불확실한 주변 상황에도 불구하고 25개 구 전반의 고점회복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