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서 컨소시엄 해지, 컨소시엄은 해지 무효·손배소… 새 사업자 찾기 쉽지않을 듯… 조합과 재협상 가능성도 열어놔
서울 방배동 일대 재건축 단지 중 가장 큰 규모인 방배5구역의 재건축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방배5구역은 2500여 가구로 강남권의 대형 단지가 새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기존 컨소시엄 업체 외에도 현대, 삼성, 롯데, 대림, 현대산업개발, 호반 등 총 16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설명회에서 조합 측은 당초 설계안인 2557가구를 기준으로 제안서를 제출하되 현재 3080가구로 설계변경 중인 건축심의(안) 및 조합이 별도로 제시한 마감재 수준을 반영해 제안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내달 30일 시공사 입찰, 8월 19일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조합 측은 3월 총회를 개최해 기존 사업자인 프리미엄사업단(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과의 사업 해지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사업단이 해지와 관련해 법정 소송에 나서면서 조합의 시공사 재선정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기존 시공사인 프리미엄사업단은 프리미엄 사업단은 지난 12일 약 320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시공사 해지 무효와 대여급 반환소송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이는 결국 새로 사업을 맡게 되는 시공사가 부담해야 할 초기 자금이 되는 만큼, 다른 건설사의 입찰 참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입찰보증금 400억 원을 내고, 시공사 선정 후 45일 이내에 1100억 원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중도금 대출규제 여파 등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입찰에서만 초기 자금 1500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향후 조합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할 경우 결과에 따라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고비용 사업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형건설사 영업본부 관계자는 “한꺼번에 1500억 원을 집어넣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리스크가 적지 않다”며 “아무리 사업성이 좋은 강남 지역이라 하더라도 최근 까다로워진 사업 심의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조합이 기존 사업자인 프리미엄사업단과 재결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프리미엄사업단은 계약해지결의 이후에도 조합 측과 대화 채널을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사업단 관계자는 “조합 측이 재협상을 제의해 올 경우 법적 소송보다는 대화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최상의 결과가 돌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의 수익률은 결국 속도에 달린 만큼 조합과 기존 사업단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재협상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