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S&P, 작년 9월 이후 최대폭 하락…달러화 가치, 미국 대선 이후 상승분 전부 반납
미국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발 충격이 금융의 중심인 월가를 강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래한 정치적 혼란에 금융시장까지 휘청거리고 있다. 뉴욕증시는 거의 1년 만에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78%, S&P500지수는 1.82% 각각 빠지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냈고, 나스닥지수는 2.57% 급락해 작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달러화 가치도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한 끝에 작년 11월 초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달러·엔 환율은 110.89엔까지 떨어지며 지난달 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작년 11월 9일 이후 최고치인 1.1158달러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측근과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커넥션’을 둘러싼 파문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증시 랠리를 견인했던 트럼프의 친성장 정책에 대한 낙관론이 실종됐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트럼프 탄핵론이 거세지고 있다. 런던캐피털그룹의 재스퍼 롤러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오랫동안 우려를 표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동안 대표적인 트럼프 랠리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업종이 이날 급락하면서 전체 증시 부진을 이끌었다. 골드만삭스 주가가 5.3%, JP모건체이스가 3.8% 각각 급락했으며 S&P500금융업종지수는 3% 이상 빠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46% 폭등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