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명 무기계약직 검토
우리은행이 시간제 경력단절여성의 비정규직 신분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계약직인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성과 평가를 거쳐 우수 직원에 대해서는 정년과 퇴직금 등이 보장되는 준정규직인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 240명에 달하는 시간제 계약직에 ‘유연 근무직’을 도입하고 근로계약을 무기 계약으로 전환한다. 고용 형태는 1년 간 계약한 뒤 2년 후 전환하는 조건이다.
이 제도를 통해 우리은행은 이미 97명을 유연 근무직으로 재채용했다. 영업점 창구 텔러업무를 담당하는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를 채용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근무해온 직원들 중 조건을 충족하는 이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은행은 나머지 240명의 계약직도 심사를 거쳐 무기 계약직으로 재계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중은행 중 경력단절여성의 시간제 근로자 신분이 가장 안정적인 곳은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3년 11월부터 시간제 근로자를 아예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처음부터 준정규직인 무기 계약직(정년 보장)으로 선발한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직군을 개편해 시간제 리테일 서비스(Retail Service·RS)직을 신설했다. 기업은행은 2013년 제도도입 이후 지금까지 278명이 근무 중인데, 우리은행의 97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우리은행이 시간제 근로자의 처우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결정함으로써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에 동참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시간제 근로자 채용을 중단한 상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015년 8~10월 비정규직 3130명을 대규모로 정규직화한 것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3월 은행권 최초로 3076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한 우리은행이 최근 3년간 꾸준히 경력단절여성을 뽑는 사례도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력단절여성으로 채용한 시간선택제 근로자 중 종합평가 결과 성과와 역량에서 최우수인력을 무기 계약직으로 재채용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도 “현재 시간제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